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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험은 낡지 않는다. 해석이 달라질 뿐

『AI시대, 시니어의 시간이 다시 온다_에이니어 세번째 글

by 멘토K

“이제 그 경험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세상이 너무 달라졌잖아요.”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세상은 달라졌지만,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경험이란 바로 그 본질에 닿아 있는 ‘시간의 데이터’다. 경험은 낡지 않는다.

다만 시대가 달라지면,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질 뿐이다.


AI시대에 들어서며 많은 시니어들이 스스로를 ‘시대에 뒤처진 세대’로 느낀다.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디지털 언어는 낯설며, 젊은 세대의 감각은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로 본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데이터’는 결국 인간의 경험을 흉내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데이터의 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랜 현장, 사람, 문제, 해결의 경험 속에 축적된 인간의 맥락.

그것이야말로 AI가 아직 배우지 못한 영역이다.


내가 만난 한 60대 창직가는 3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한 베테랑이었다.

그는 처음엔 AI에 관심이 없었다.

“이 나이에 뭘 새로 배우겠어요?” 하던 그가 ChatGPT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그가 매일 쓰던 ‘현장 점검일지’를 AI에게 정리해달라고 부탁하자, AI는 그것을 체계적인 매뉴얼로 만들어냈다.

이후 그는 자신의 경험을 ‘건설 안전 매뉴얼 템플릿’으로 상품화해 창직의 길을 열었다.

기술이 새로운 길을 만든 게 아니다.

그의 경험이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경험을 재조합하는 도구’다.

과거의 일들을 기록하고, 그 속의 패턴을 찾아내고, 그것을 새로운 형태로 표현할 수 있게 돕는다.

예를 들어, 과거의 고객관리 경험은 AI CRM 시스템의 설계 원리가 될 수 있다.

오랜 기간 사람을 가르쳐온 교사는 ChatGPT를 통해 교육 커리큘럼을 자동 설계할 수 있다.


세일즈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자신의 노하우를 AI 프롬프트로 정리해 ‘AI 영업 가이드’로 바꿀 수 있다.

AI는 경험을 낡은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새로운 언어로 번역해 세상과 다시 연결시켜준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관점’이다.

과거를 버려야 하는 게 아니라, 과거를 다시 읽어야 한다.

같은 경험이라도 어떤 질문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내가 해온 일 중에서 지금 세대가 배워야 할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경험은 ‘추억’이 아니라 ‘자산’이 된다.


시니어 창직의 핵심은 경험을 팔지 않고, 경험을 재해석해 솔루션으로 바꾸는 일이다.

나는 창업을 꿈꾸는 시니어들에게 종종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실패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대부분은 대답을 꺼린다.

하지만 AI시대에는 실패가 오히려 경쟁력이다.

그건 누군가가 아직 데이터로 만들지 못한 생생한 교훈이기 때문이다.

AI는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야말로 ‘의사결정의 감각’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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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는 숫자를 계산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이미지를 만든다.

하지만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경험의 해석력’이다.

시니어의 경험은 사실 오래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증명한 데이터’다.

그 안에는 시행착오의 논리, 인간관계의 감정, 시장의 흐름을 읽는 직관이 담겨 있다.

AI는 이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시니어의 역할은 명확하다.

‘데이터의 선생’이 되는 것이다.



AI시대의 창직은 결국 ‘경험의 재해석’에서 출발한다.


예전엔 내가 한 일이 ‘직무’였지만, 지금은 그것이 ‘콘텐츠’가 된다.

내가 가진 노하우, 프로세스,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그것을 AI와 결합하면, 하나의 창직 아이템이 된다.

그게 글이든, 강의든, 컨설팅이든, 결국 모든 비즈니스의 출발점은 ‘내가 겪은 일의 가치화’다.


나는 요즘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시니어의 경쟁력은 과거가 아니라, 과거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가 가진 경험을 단순히 추억으로 묻어두면, 그것은 사라진다.

하지만 AI와 함께 그것을 다시 꺼내어 ‘지식의 형태’로 정리하면, 그것은 새로운 세대의 자원이 된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지만, 본질은 같다.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일.

그것이 비즈니스의 출발점이고,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경험’이 있다.


AI시대의 시니어는 더 이상 과거를 붙잡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를 새롭게 해석해 미래로 던진다.

경험이 낡았다는 말은 틀렸다.

세상은 여전히 그것을 필요로 한다.

단지, 그 언어가 달라졌을 뿐이다.

AI가 그 번역을 돕고, 에이니어가 그 의미를 새롭게 쓴다.


결국, 진짜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해석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경험은 낡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새롭게 바라볼 눈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눈을 가진 사람, 바로 그가 에이니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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