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시니어의 시간이 다시 온다_에이니어 두번째 글
누군가 내게 물었다. “이제 나이도 있고,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는데, 새로 시작해도 될까요?”
나는 잠시 웃었다. “그렇다면 지금이 딱 시작할 때입니다.”
AI시대의 진화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배움의 속도가 아니라 ‘적응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다. 빠른 세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에이니어(AI+Senior)’다. 에이니어는 나이를 무기로 삼는다. 경험을 데이터로, 시행착오를 통찰로, 인간적인 관계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현장’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지식의 시대’다. 몸으로 일하던 시대에서 머리로 일하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지혜로 일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AI는 이 진화를 돕는 파트너다. 많은 시니어가 여전히 AI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본질은 단순하다.
AI는 ‘생각을 정리해주는 도구’이자 ‘경험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즉, 우리가 가진 경험의 가치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주는 거울이다.
나는 여러 시니어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 그들은 모두 ‘배움의 습관’을 버리지 않았다. 60세가 넘어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스마트폰을 더 잘 쓰기 위해 메모를 하고, ChatGPT를 통해 글을 다듬는다. 겉보기엔 단순한 노력 같지만, 그건 인류의 진화와 다를 바 없다. 배움이 끝나면 퇴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새로운 언어,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이는 순간, 인생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AI를 활용한 창직(創職)은 시니어에게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다. 창업은 위험이 크지만, 창직은 ‘내 경험의 재해석’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오랜 인사팀 경력을 가진 사람은 ChatGPT로 인사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교육 콘텐츠로 전환할 수 있다. 회계나 세무 분야의 경험이 있다면, 시니어 고객을 위한 ‘AI 상담 챗봇’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경험을 AI를 통해 ‘다르게 쓸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에이니어의 진화는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AI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인생 2막의 방향이 보인다. 예전에는 기업이 나를 정의했지만, 이제는 내가 나의 회사를 만든다.
AI 덕분에 나 혼자서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안서를 쓰고,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한 사람의 능력이 한 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다. ‘정체성’이다.
작은 규모라도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AI 기반의 새로운 일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하나의 브랜드다. 나는 그걸 ‘1인 지식기업’이라 부른다. AI는 그 기업의 조력자다. 나의 두뇌를 확장하고, 나의 시간을 절약하며, 나의 생각을 세상과 연결시켜준다. 이런 변화는 단지 경제적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존재의 복원’이다. 사회 속에서 사라졌다고 느꼈던 나의 역할이, 다시 가치를 얻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시니어 창직의 본질은 ‘진화’다. 단순히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한 습관에서 비롯된다. 매일 아침 ChatGPT에 하루 계획을 묻고, Midjourney로 나의 생각을 이미지로 만들어보자. Canva로 나만의 발표자료를 디자인해보자. 처음엔 서툴겠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창조의 리듬이 생긴다. 그 리듬이 바로 에이니어의 DNA다.
AI시대의 성공은 완벽한 기술력이 아니라 ‘호기심의 지속력’에 달려 있다. 젊은 세대는 빠르지만, 시니어는 오래간다.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직관은 데이터를 뛰어넘는다. AI는 그 직관을 증폭시켜주는 렌즈다. 내 생각을 더 명료하게 하고, 내 메시지를 더 멀리 전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에이니어는 자신만의 언어를 얻는다.
결국, 진화란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것이다. 퇴직 이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기술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다시 쓰는 사람이 진화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지만, 진화는 여러 번 가능하다. AI는 그 새로운 진화를 위한 도구일 뿐, 진짜 주인공은 당신 자신이다.
이제 세상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경험은 어디로 진화할 것인가?”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AI시대, 시니어는 더 이상 과거의 세대가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인류의 첫 번째 세대다.”
그게 바로 에이니어의 시작이다.
진화는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바로, 마음의 리셋에서 시작된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