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초원의 탄생, 창업의 시작, 열번째 글
테무친은 언제나 가진 것이 적었다.
그에게는 풍족한 말도, 부유한 자원도, 강한 군사력도 없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누구보다 큰 그림이 있었다. 초원의 작은 언덕에 서 있던 그 젊은 리더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자원이 부족하다고 꿈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그의 시작은 가난이었지만, 그의 사고는 풍요로웠다.
그는 자신이 없는 것을 세지 않았다. 대신 지금 가진 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를 계산했다. 자원이 적을수록 전략은 명확해지고, 비전은 커져야 했다.
그것이 그가 살아남은 이유였다.
창업도 그렇다.
스타트업은 언제나 부족하다. 자본도 인력도, 시장의 신뢰도 부족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결핍’이 창의력을 낳는다. 가진 게 많으면 선택은 쉬워진다. 하지만 가진 게 적으면 모든 선택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린(Lean)이라는 철학이 탄생했다. 효율을 극대화하고, 낭비를 제거하며, 진짜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
테무친은 이미 수백 년 전 초원에서 그 철학을 실천했다.
그가 처음 만든 조직은 단출했다.
열 명의 동지, 몇 필의 말, 그리고 명확한 목표 하나. 그는 작은 팀으로 시작해 실험하고, 학습하고, 확장했다. 그 과정이 바로 린스타트업의 핵심과 같다.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배우며, 크게 성장하라.” 테무친은 거대한 제국을 하루아침에 세운 게 아니라, 작은 부족 하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확장했다.
그는 늘 ‘핵심’을 찾았다.
전쟁을 준비할 때도, 교역을 시작할 때도, 그는 “이 싸움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불필요한 싸움은 피했고, 꼭 필요한 싸움만 했다. 스타트업의 세계에서도 본질을 찾는 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시장의 문제를 어디서 해결할 수 있는지. 본질에 집중하지 않으면,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금세 고갈된다.
테무친의 리더십은 단순했다.
“작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돌려 큰 결과를 만들어라.”
그는 자원이 없다고 불평하지 않았다. 대신 ‘시스템’을 만들었다. 초원의 병력은 적었지만, 정보 전달 체계는 빠르고 정확했다. 사람들은 각자 역할을 알고 움직였다. 병력의 수가 아니라, 실행의 정확도가 그의 경쟁력이었다.
나는 현장에서 자주 말한다.
“린창업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판단을 정교하게 하는 것이다.”
테무친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고, 작은 실험으로 검증했다. 전쟁 전에는 정찰대를 보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보를 분석했다. 그의 결정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였다.
린의 본질은 ‘학습’이고, 학습의 도구는 ‘데이터’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위대했던 건, 자원이 없어도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늘 말했다. “우리가 하나로 뭉친다면 초원 전체를 하나의 나라로 만들 수 있다.”
당시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저 생존이 목표였던 시대에, 그는 통합과 질서를 말했다. 비전은 단순히 목표가 아니라, 사람을 모으는 에너지였다.
창업 초기에 사람들은 비전을 작게 세운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니까.” 하지만 작은 목표는 큰 동력을 만들지 못한다.
테무친은 생존조차 위태로운 시절에도 ‘하나의 초원’이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 꿈이 동지를 모으고, 그 동지가 제국을 세웠다. 결국 비전은 자원을 대체한다. 큰 비전은 작은 자원을 연결하는 힘이다.
린창업은 ‘적게 가지고 크게 만든다’는 철학이지만, 그것은 단순한 효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의미의 경제학’이다. 자원이 적을수록,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왜 지금 해야 하는가, 왜 우리가 해야 하는가, 그 이유가 분명할수록 조직은 단단해진다. 테무친의 군대가 강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 하나의 신념을 공유한 공동체였다.
테무친은 불필요한 욕심을 버렸다. 그는 늘 선택과 집중을 했다.
초원에서 말이 부족할 때는 군사 대신 정보를 강화했고, 식량이 부족할 때는 공격보다 거래를 선택했다.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것, 그것이 린의 핵심이다. 그는 자원이 아니라 타이밍을 믿었다. 타이밍이 전략을 결정하고, 전략이 생존을 이끌었다.
나는 자주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비전은 자원의 크기와 비례합니까?” 대부분 그렇다고 답한다.
하지만 테무친의 이야기는 그 반대였다. 자원이 부족할수록 비전은 더 커야 한다. 작은 목표는 사람을 모으지 못한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큰 비전이 팀을 이끈다.
린의 본질은 절약이 아니라, ‘의식적인 집중’이다.
중요한 것에 자원을 쓰고, 나머지는 버린다. 테무친은 필요 없는 싸움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다. 그는 늘 물었다. “이 싸움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인가?” 그 질문 하나로 그는 불필요한 전쟁을 줄이고, 본질에 집중했다.
결국 그는 작은 자원으로 제국을 세웠다. 병력은 적었지만, 전투력은 강했다. 말은 부족했지만, 이동은 빨랐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비전은 무한했다. 그가 세운 제국은 자원의 크기가 아니라 비전의 크기로 확장되었다.
창업가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본보다 전략, 전략보다 비전이 중요하다.
자원이 많을수록 흔들리고, 자원이 적을수록 집중할 수 있다.
부족함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을 똑똑하게 만들 것이다.
테무친은 말했다. “나는 가진 게 적지만, 나와 함께하는 자들은 크다.”
그 말은 지금의 창업자들에게도 그대로 유효하다.
린창업의 본질은 결국 이것이다.
자원이 적을수록, 비전은 커야 한다.
그 비전이 초원을, 그리고 세상을 움직인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