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초원의 탄생, 창업의 시작, 아홉번째 글
테무친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 몇 필, 남은 식량 한 줌, 흩어진 사람들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없는 것을 한탄하지 않고, 가진 것을 계산했다.
자원이 부족할수록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때부터 그는 ‘힘의 싸움’이 아닌 ‘전략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는 초원에서 가장 약한 부족의 리더였다. 병력도, 무기도, 영토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부족보다 빨랐고, 정확했다.
전투를 시작하기 전, 그는 적의 이동을 관찰하고 패턴을 분석했다. 싸움을 걸기 전에 이길 확률을 계산했다.
그가 택한 무기는 칼이 아니라 ‘정보’였다. 정보가 곧 전략이 되었고, 전략이 자원을 대신했다.
창업의 세계에서도 같은 원리가 통한다. 자본이 부족한 창업자는 힘으로 싸울 수 없다. 대신 전략으로 싸워야 한다.
전략은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즉, 없는 걸 탓하기보다, 있는 걸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테무친은 초원의 현실을 누구보다 냉정하게 봤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그는 전쟁을 ‘게임의 판’으로 바꿨다.
직접 싸우지 않고 싸움을 이기는 법을 찾았다. 다른 부족들이 전면전을 벌일 때, 그는 기습을 택했다. 정면 대결 대신 상대의 약점을 찔렀다.
병력은 적었지만, 판단은 빠르고 움직임은 유연했다. 그게 바로 ‘전략형 리더’의 시작이었다.
그는 전쟁을 데이터처럼 다뤘다. 한 번의 승패가 아니라, 전체의 흐름을 봤다.
때로는 일부를 희생해 전체를 살렸다. 자원이 부족할 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단기적 승리를 쫓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생존’을 설계하는 것이다.
테무친은 자신이 가진 병력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불필요한 전투를 피하고, 싸워야 할 전장을 직접 선택했다.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돈이 없으면 전략이 사업의 언어가 된다.”
실제로 돈이 많으면 판단이 둔해지고, 전략이 느슨해진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하면 모든 결정이 예리해진다.
테무친이 그랬다. 그는 말 한 필, 병사 한 명의 가치까지 계산했다. 창업가도 마찬가지다. 사람 한 명, 시간 한 시간, 콘텐츠 한 줄이 모두 전략적이어야 한다.
그의 전략 중 가장 인상적인 건 ‘협업’이었다. 그는 부족한 자원을 채우기 위해 다른 부족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무작정 동맹을 맺지 않았다. 목적이 같은 부족과만 협력했다. 그리고 항상 ‘상호 이익’을 명확히 했다.
오늘날의 창업 생태계에서 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즉 공동 성장의 개념이 이미 초원에서 실현된 셈이다.
테무친은 항상 전쟁 전에 ‘이길 이유’를 찾았다. 병력보다 중요한 건 ‘이 전쟁을 왜 하는가’였다.
목적이 명확하면 전략이 선명해지고, 전략이 명확하면 자원은 의미를 잃는다. 그는 싸움의 이유를 ‘약탈’이 아닌 ‘질서의 회복’으로 정의했다.
그 명분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자원이 없는 리더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명분이다. 명분은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은 결국 자원이 된다.
초원의 다른 부족들은 강한 군대를 자랑했지만, 금세 무너졌다. 힘은 유지비가 많이 든다.
반면 전략은 유지비가 적다. 한 번 익힌 전략은 반복 학습이 가능하고, 환경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테무친은 초원의 환경이 바뀔 때마다 전략을 바꿨다. 전면전이 불리할 땐 기습으로, 기습이 막히면 동맹으로. 그는 늘 유연했다. 유연함은 전략가의 최고 무기다.
창업가들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 때,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
대부분 기술이나 마케팅을 말한다. 하지만 진짜 답은 ‘전략’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며, 경쟁자의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전략이다. 돈보다 똑똑하게 움직이는 것이 결국 이긴다.
테무친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 항상 적의 시선에서 생각했다.
“내가 그라면 어떻게 움직일까?”
창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입장에서, 경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진짜 전략이 나온다.
시야를 바꾸는 순간, 같은 자원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 전략은 관점의 예술이다.
그의 병사들은 늘 말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말의 속도를 전략으로 보완했다. 정보 전달 체계를 만들고, 신호를 표준화했다.
작은 조직이지만,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했다. 규모가 아니라 시스템이 효율을 만든다는 걸 그는 증명했다.
스타트업도 자원이 부족할수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은 반복 가능한 생존 구조다.
테무친은 한 번도 자원의 부족을 핑계로 삼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경쟁력으로 바꿨다. “우리는 적보다 적지만, 더 빠르다. 우리는 약하지만, 더 유연하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전략의 선언이었다.
창업 초기에 가장 위험한 착각은 ‘돈이 생기면 해결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돈이 있어도 전략이 없으면 금세 잃는다. 반대로 전략이 있으면 돈이 없어도 버틴다. 자원이 부족할수록 전략은 더 빛난다.
테무친의 전략은 결국 이런 원리로 요약된다.
“없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것을 극대화하라.”
그는 자원이 아닌 전략으로 초원을 얻었다.
당신이 지금 가진 게 부족해 보인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다.
부족함은 판단을 날카롭게 하고, 실행을 단단하게 만든다.
테무친이 초원을 바꾼 건 힘이 아니라 전략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시장도, 그 초원과 다르지 않다.
자원이 없을 때, 바로 그때가 전략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