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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그릇 Dec 25. 2020

당신의 존재에 걸맞는 일을 하라

사랑과 말씀에 매이다

365개 중 똑같은 하루지만,

한 해를 딱 일주일 남긴 오늘 하루는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크리스찬이어도, 혹 아니어도 은혜로운 성탄절이다.

이 날을 산타 할아버지 오신날로 기억한데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찬양하기에는 아무 문제없다.


이번주 나의 존재, 소명, 직업에 대해서 다시 돌아봤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기도 하고,

내가 내 삶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최근 질문에 답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 있다.

부끄럽게도 20년 가까이 묵혀 두었던 책이다.

우연히 집어 들고는 하루에 한 챕터씩 읽고 있다.


『소명』 오스 기니스



책 속에 이런 구절이 있다.




소명은, "당신의 존재는 당신이 하는 일이다" 라고 말하지 않고, "당신의 존재에 걸맞는 일을 하라" 고 말한다. - 77페이지.


재능에 대한 성경적 이해에 따르면 재능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니며 우리 자신의 유익을 위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도 예외 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우리의 재능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청지기' 일 뿐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소유가 아닌 것을 신중하게 관리할 책임을 부여받은 자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재능은 항상 '타인을 위한 우리의 것' 이다. - 78페이지.




다섯 달란트를 받았건, 한 달란트를 받았건,

혹 평생을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하면서 살아야 하건,

우리는 주어진 삶을 경작하며 하루하루 살아 내야만 하는

무한한 축복과 사랑 속에 있는 '존재' 다.


이 존재를 바탕으로 소명을 찾고, 직업을 갖는다.

그래야만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으면서 살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직업이 소명처럼 꾸며지고,

직업이 주는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존재를 정한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표현이 바로 그렇다.

특정 직업만 가지면, 사회적 지위는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인정을 받으며,

나아가 걸출한 존재로 인정받는다.


존재 가치, 소명, 직업의 순서지만,

인간이 스스로 정하고 받아 들인 인식의 방향은

정확히 그 정반대다. 


옳고 그름을 다투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또한 무엇을, 누구를 바꾸려는 생각도 없다.

나조차도 그렇게 살아왔으니 말할 자격도 없다.


아들에게 어떤 방향을 받아들이라고 말할 자신도 없다.

다만, '세상이 그러하니 너는 그에 잘 맞춰서 살아라.'

차마 아버지로서 이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는 않는다.


이제는 용기를 내어 본다.

'다르다'는 것 속에 기생하는 '틀린 것'에 대해서 얘기해야만 한다.

책임 지는 어른으로서 내가 마땅히 해야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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