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봄비가 내린다.
화마가 전국을 불태운 상처를 뒤늦게 이렇게 만져준다.
내 마음도 그렇다.
상처를 주고, 뒤늦게 만져주려는 그런 의미에서
나의 글쓰기와 마음은 2022년 3월13일 밤에 내리는 봄비와 많이 닮아 있다.
너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했지만,
실은... 스스로 위안을 찾기 위한 작업임을 애써 숨기지는 않는다.
모레 이 시간이면 너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 언제나 나의 기대치를 넘어선 너였기에
군생활도 잘 하리라 믿는다.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잘 살고 있을게.
걱정많은 엄마도 아빠가 잘 해 주려고 노력할게.
1년 반 뒤, 네가 다시 집에 왔을 때, 좀 더 밝고 나은 모습으로
너를 맞이할 수 있도록 잘 살고 있을게.
때론 힘들거다. 많이 힘들 때도 있겠지.
오롯이 이를 버텨내는 것은 너의 몫이겠지만,
아빠는 항상 너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 올리고 있을게.
기도로 항상 너와 함께 있을 거다.
사랑한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