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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 1기] 의성의 시간

훈이 만난 의성


의성으로 로임캠을 가기 전에 7월 5일, 7월 6일 이틀 간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7월 5일에 처음 오리엔테이션을 하러 갈 때, 같은 이름의 건물이 두 개가 붙어있어서 건물을 잘못 찾아갔다. 그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세 개 있었는데, 하나가 전층 운행, 다른 게 10층 이하 운행, 또 다른 게 10층 이상 운행이었는데, 그거 모르고 탔다가 그 건물을 나오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덤으로, 지각도 해버렸다, 도착해보니, 이미 오리엔테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4개 테이블하고 뒤에 간식거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오리엔테이션 조에 뚜이랑 쥬가 있었는데, 서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다가 뚜이가 전주 사람인 걸 알아서 너무 신기했다. 그냥 동향 사람이기만 해도 신기한데, 근처에 사는 이웃사촌에 중학교 후배인 게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가 참 좁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오리엔테이션은 성수동에서 진행됐었는데, 거기서 슈즈라는 리얼월드 게임을 했던 게 기억난다. 그 때, 뚜이랑 같은 조였는데, 성수역까지는 정상적으로 가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쪽으로 갔던 게 기억이 난다. 뚜이가 거기 지리를 알고 있어서 진짜 편하게 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1등이었나 2등이었나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하여튼 게임을 잘 끝내서 행복했던 거 같다.


7월 10일 정오까지 의성에 도착했어야 됐는데, 전주에서 그 시간에 도착하는 교통수단이 없어 전날인 7월 9일에 출발했다. 뚜이도 전주에 있어서, 뚜이랑 같이 전주에서 대구로 출발했다.(아직도 노트에 동대구버스티켓이 있다!!) 버스로 가는 중에 친애하는 나의 도시를 시청했다. 동대구에 도착한 뒤, 시간이 남아서 뚜이랑 떡볶이를 먹었던 것 같다. 거기서 대구북부터미널로 이동했는데, 기사님이 착하셨던 걸로 기억이 난다. 하지만, 방언을 쓰셔서 뭔가 대화를 못했던 게 약간 마음에 걸린다. 대구북부터미널로 도착했을 때, 동대구와 달리 너무 시골 느낌이 나고 외국인 편의 시설이 많아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거기서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거기 근처 카페에서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의성에 도착했을 때, 거기 지리를 몰라서 닿에게 전화했는데, 나중에는 매일 가던 창업허브센터가 어딘지 몰라서 이상한 곳으로 텍시를 타고 가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7월 12일은 우리 4조가 결성된 날이다. 용. 아자. 훈. 지금까지도 굉장히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고, 계속 이야기 해줘서 고마운 동생들이 생긴 날이기도 하다. 그 날은 우리가 의성 생활에 적응해야 된다고 버스를 타고 갔는데, 원래 딱히 주목이 안 가면 이름을 잘 잊어버려가지고 그 때는 아자인지 몰랐는데 같이 버스를 타고 갔던 거 같다. 아자를 그렇게 많이 봤는데, 아자 이름을 못 외운 건 지금 생각해봐도 놀랍다. 여튼 이렇게 같은 조가 된 뒤,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어디 간장게장이 맛있는 집을 갔는데 거기도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놀랍게도 가는 길은 다 기억이 난다! 그 뒤, 나름 의성의 대로로 나와 쭉 길을 타고 올라와 시장을 하나 들렸는데, 그 때는 거기가 의성전통시장인 줄 알았는데, 너무 작아서 마저 위로 올라갔다. 거기서 자두를 파시는 할머니를 만났는데, 우리에게 자두를 나눠주시는 등 굉장히 친절하셨다. 


하루는 경로당인가 가서 문을 못 여는 할아버지를 도와주다가 거기서 그 할어버지를 대상으로 면담을 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거기서 말을 잘 듣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전동차 사고 후유증으로 그렇게 됐다고 해서 염려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거기서 할아버지가 아이스크림을 챙겨주셔서 중간에 달콤한 휴식이 있었던 거 같다. 그 다음에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갔는데, 거기서 아자가 의성 경찰서에 전화를 했고, 용이가 의성 군청에 전화를 해 군수님과 면담을 하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를 했다. 그리고, 이 날이 의성에서 맥주를 처음 먹은 날이다.


그 다음날은 청년테마파크에 가서 이희승 대표님이랑 면담을 가졌는데, 그 날 아침 버스 시간표는 맞게 봤는데, 도리원 가는 버스랑 분류가 안 돼 있어서 그냥 타고 갔다가 중간에 내려서 텍시를 타고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아!! 맨날 아자랑 용이랑 같이 있어서 아가씨로 묶여있던 게 기억이 난다. 이건 나중에 심야가게에서도 똑같이 묶여진다. 거기서 면담을 한 뒤, 창업허브센터로 가야 했는데, 우리는 걸어가는 방법을 골랐다. 근데, 길을 잘 못 들어서 이상한 곳에 도착했는데, 그 곳 도로를 관리하시는 분이 우리를 데려다 주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후, 의성여고에 갔는데, 애들이 없어서 곤혹스러워 하다가 신전 떡볶이에 가서 떡볶이를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자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떡볶이를 먹었다나 뭐라나... 그 다음에는 카페에 갔다가 창허로 돌아온 기억이 난다. 카페에서 많은 수다를 떨었던 거 같다.


8월부터는 쉽지 않았던 거 같다. 그리고 서서히 내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시점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그 주간 중에 머리를 한 번 잘랐는데, 그 때는 이게 나중에 폭탄이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다.. 8월 5일 워니가 토닥여줘서 살아난 날인 거 같다. 8월 6일은 중간회고였는데, 톰이 나를 본받고 싶다고 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잘한 것도 아닌데 그런 말을 들어서 더 미안했다.


그 뒤 2주는 너무 바쁘게 흘러가서 잘 때도 거의 기절하다시피 잔 거 같다. 그래서 힘들다 말고는 기억나는 게 많질 않다. 경주에 가서 로빈이랑 원쓰랑 같은 조가 돼서 테디베어 박물관에 갔는데, 귀여운 인형들이 많아서 심장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난 뒤, 점심을 거기 호텔 안에 입점해있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고가여서 모두 적당히 먹었던 거로 기억이 난다. 그 뒤, 차를 타고 숙소에 돌아가서 쉬고 나가려고 잤는데, 모두 다 같이 죽어버려서 어딜 못 가고 거기 근처 음식점을 배회하다가 열지 않아 배달을 시켜 먹은 거로 기억한다. 중간에 나는 피곤해서 이탈해 잠을 잤던 거 같다.


다음 날 방을 치우고, 주방을 치워서 너무 힘들었지만... 저녁에 대표님이 선물해준 와인을 먹고 마지막 밤을 보냈다. 싱숭생숭해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마지막이지 않을 거 같은 밤이었다. 근데, 다음날 한 명씩 한 명씩 가면서 이제 끝이라는 것을 실감했고, 다른 사람들을 남기고 나를 포함해 대표님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나, 뚜이, 쏭)도 떠났다. 진짜 기분이 이상했다. 정이 붙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상주에 가서 버스를 타고 전주로 와 쏭과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우리 집 근처에서 뚜이랑 헤어지고 나의 로컬 임팩트 켐퍼스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지금도 이 사람들이 그립다. 저 때도 그립고. 이번에 중간고사 끝났으니까 서울 올라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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