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C1기] 주민들이 잘 모르는 빈집의 문제

Team 안계세유 / 뚜이, 로빈, 리피

의성 서부의 유일한 고등학교인 안계고등학교 교문 바로 앞에는 ‘빈집’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그곳의 담장에는 쓰레기가 가득하고, 흉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까지 합니다. 고등학교 바로 앞에 빈집이 있다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관심을 가지고 의성군 내 빈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Why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빈집의 지표, 슬레이트 지붕

    저희는 의성읍 주변, 안계면, 점곡면 등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의성의 빈집들을 살펴보는 동시에 주민분들을 찾아뵈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때 빈집을 관찰하며 인상 깊었던 것은 대부분의 빈집이 풀과 슬레이트 지붕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으로, 저희에게 풀과 슬레이트 지붕은 어느 순간부터 ‘빈집의 지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

   빈집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들어가 본 부동산의 사장님께서 말씀해주신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에 포함된 석면이 우리의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오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잠복기를 거쳐 큰 질병을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슬레이트 지붕이 여전히 상당수 남아있음에 관심을 갖게 되어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을 주제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주거환경 보장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는다(제35조 1항)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집 이웃 주민들은 매일 잠을 자고, 밥을 먹으며 일상을 보내는 ‘집’이라는 공간 속에서 옆집 빈집에서 흩날리는 석면 가루를 흡입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하여 집에 머무는 시간은 더더욱 길어졌고, 건강하고 쾌적한 곳에서 생활할 권리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단지 헌법 규정을 넘어 이웃 주민들이 집에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요구됩니다.

점점 비어가는 시골의 마을들 

   앞으로 빈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이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현재 농어촌의 경우, 읍·면 지역이 빈집 소재지의 40%에 다다라 이미 많은 빈집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 빈집을 정리하는 등의 노력으로 매년 7000~8000동이 정리되지만 농촌 고령화 등으로 정리되는 빈집만큼 새롭게 생겨 전체 숫자는 줄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전국 빈집 수 예측량과 빈집 비율에 따르면 2015년 84만 채였던 빈집이 2030년에는 128만 채, 2050년에는 302만 채로 증가할 예정이라고 하여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Who & What    

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누구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A.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 슬레이트 지붕 빈집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B.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1) 석면으로 인한 피해(석면의 유해성)

   슬레이트 지붕이란 시멘트와 발암물질인 석면을 84:16의 중량비로 압축하여 제작한 얇은 판으로 1960~1970년대 농가 지붕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의성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창고, 주택, 축사 등 슬레이트 지붕 건물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석면은 15~40년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으며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흉막비후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고, 산이나 알칼리 등에 부식되지 않아 반영구적으로 우리 몸에 남아 지속적으로 손상을 줍니다.

   특히 슬레이트는 석면 고함량(함유량 10~15%) 건축자재로 내구연한 30년이 지나면 석면 비산 우려가 있어 시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됩니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슬레이트 지붕 내 석면가루는 바람에 비산되어 코나 입으로 들어가며 주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며, 비가 내릴 때 토양에 스며들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2) 타인에 의한 불가피한 피해(스스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는 것)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으로 인해 이웃 주민이 피해를 보더라도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거나 개량할 수 없습니다. 빈집주인은 빈집을 방치하여 이웃 주민들은 슬레이트 지붕의 피해를 떠안고 있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빈집 문제 공론화 과정에서 집주인은 어디까지나 제3자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웃 주민’이라는 입장에서 슬레이트 지붕을 직접 처리하기도 불가합니다. 타인이 마음대로 손댈 수 없는 사유재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때의 슬레이트 지붕은 ‘지붕’으로서의 역할보다 유해물질로 보아야 합니다. 주민들은 유해물질을 바로 집 주변에 두고, 그로부터 오는 피해를 감수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피해는 건강과도 직결되는데 이를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았고 직접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1. 빈집 주인

빈집 또한 엄연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소유주의 동의가 있어야 그 일부를 철거 혹은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개량 사업 또한 건물 소유주가 직접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인이 슬레이트 지붕인 빈집을 방치해두고 이를 처리하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2. 읍, 면사무소

주민들은 구역별 행정복지센터인 읍, 면사무소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받습니다. 빈집 정비사업 실행도 면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3. 의성군청 

의성군청에서는 빈집 정비사업과 빈집 재활용사업,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 개량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석면 철거는 환경부에서 예산을 받아 각 지자체에서 선정 및 지원을 합니다. 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이며, 이들도 해결을 위해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빈집 주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4. 마을 주민

마을 주민들은 빈집이 있으면 마을 분위기가 흉흉하고 서글퍼진다고 말씀하십니다. 빈집의 노후된 슬레이트 지붕은 미관을 해치고 마을 분위기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주민들이 이를 불편하게 여깁니다.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불편함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석면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이장님

이장님은 마을회의를 주도하고 마을을 총괄합니다. 빈집 현황을 파악하고 계시며 오랫동안 마을에 사셔서 빈집의 주인들과도 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1)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유해성,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함 

1-1) 유해성에 대한 정보전달의 부족 

   이웃 주민들에게 간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웃 주민들은 매스컴을 통해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지만 구체적으로 석면이 얼마나 위험한지,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특히 고령자들은 당장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이전에는 슬레이트를 불판 삼아 삼겹살도 구워 먹었는데도 괜찮으셨다며 굳이 철거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1-2) 당장의 피해를 보지 않음(15-40년의 잠복기) 

   2019년도까지 정부가 인정한 석면 피해자는 4,000명(석면 사용 공장 등에서 노출된 직업성 피해자는 274명, 나머지는 일상생활 중 석면에 노출된 피해자들) 가까이 됩니다. 석면 질환의 잠복기는 10~40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해마다 수백 명의 피해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2009년 이래로 석면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석면 사용이 금지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최소 잠복기인 10년이 지나간 지 몇 년이 안 된 시점이어서 아직 본격적으로 석면 관련 질환들이 방생하는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향후 20년은 석면 관련 질환들의 발생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과거 석면이 사용된 추세를 고려했을 때 2030년 이후 석면 질환자 발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불길한 예측도 바로 이 긴 잠복기 때문입니다.

2)     유해성을 인지하여도 선뜻 나서지 못함 

2-1) 집성촌 친척, 오랜 이웃사이여서 불편함을 감수 

“시골은 그 뿌리가 이곳이라 민원 그런 거 안 해”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 전, 저희는 군청 혹은 면사무소에 빈집 관련 민원이 자주 들어올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피해를 보는 부분이 없다는 뜻인지 확인하고자 현장 관찰을 시작했고, 그 결과 의성에 ‘집성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집성촌은 같은 본관의 성씨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한 마을의 주민들이 대부분 서로 친척임을 의미합니다. 저희가 문제정의 초기에 방문한 마을들과 집성촌 여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군청을 통해 농촌빈집은행에 등록된 빈집이 점곡면에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현장에 찾아간 결과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집성촌이었던 사촌리와 윤암리의 경우 관리가 대부분 잘 되어있었습니다. 빈집을 물려받은 자식들이 명절 때마다 들러서 제초 및 정비를 하기도 했으며 연락이 잘 닿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빈집이 많아 찾아간 또다른 마을인 원당2리의 경우에도 80%가 의성 김씨인 집성촌이었는데 이곳에서도 집성촌의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일부 경우 옆 주민이 빈집을 관리해주는 대신 자신이 창고, 차고 혹은 텃밭으로 사용하고 계시거나 제초를 직접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모든 집이 잘 관리되어 불편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만일 피해를 입는다고 해도 가족이고 뿌리가 이곳에 있기 때문에 민원을 넣기보단 불편함을 감수하고 생활하셨습니다. 

   집성촌이 아닌 마을에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오랜 이웃이고 친지이기 때문에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하셨습니다. 농촌 마을은 주민들 간 유대감이 높은 공동체 사회라 정이 있으며 소문이 쉽게 퍼진다는 것도 이유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의 석면 문제에 있어서도 비슷했습니다. 오랜 이웃이거나 친척이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고려해 철거나 관리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주민들은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2-2) 빈집주인만 신청할 수 있는 철거지원제도 

“어차피 남의 재산이라 처리도 못해”

   모든 마을이 집성촌인 것도 아니며 모두가 오직 정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 지배적인 것은 빈집 또한 사유재산이라 타인의 선에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인식이었습니다. 재산권은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이며, 이의 보장은 사유재산제도라는 제도의 보장을 뜻합니다.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사업의 절차는 빈집 주인이 신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마당에 무성한 풀들도 제초하지 않고 무너져가는 흙담도 방치해두는 사람들이 노후된 슬레이트를 정비하는 사업에 신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슬레이트 정비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더라도 빈집의 지붕은 변하지 않고, 이때 이웃 주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됩니다.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된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1)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지원 사업

   2020년도 환경부는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사업 국고지원금 617억 원으로 편성하였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지원 대상자는 주거생활이 가능한 주택 및 비주택 슬레이트의 소유자, 임차자, 주인입니다.

   의성군의 슬레이트 처리 지원 사업의 경우, 일반 주택철거의 지원금은 동당 344만 원까지이고 지원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신청자가 부담해야 하며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는 주택철거 전액지원과 동시에 지붕개량 1천만 원까지 지원됩니다. 더불어 의성군은 취약계층 슬레이트 건축물 철거사업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였고, 작년 약 6억 원을 투입한 다인면 신락원에 이어 올해도 전액 군비 8억 원을 들여 금성면 도경리 한센인 마을의 노후한 축사 및 창고 등의 슬레이트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의성군을 포함한 여러 지자체에서 실행되는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지원사업’은 우선 주인의 신청을 받고 기준에 따라 선정하는 방식인데, 이를 신청해야 하는 빈집 주인들은 빈집을 방치하고, 막상 피해를 받는 이웃 주민들은 직접 사업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석면 슬레이트 주택의 경우 자기 부담 금액이 꽤 크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슬레이트 철거 지원사업을 활용을 못 하고 있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2) 표면경화제

   (유)청정나라는 석면을 함유한 건축재가 파손될 경우 발생하는 석면 비산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춘 ‘휴대용 석면비산방지표면경화제’를 개발하였습니다. 이것은 석면을 함유한 건축재가 파손될 경우 발생하는 석면 비산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춘 경화제입니다. 이러한 ‘경화제’가 효율적으로 석면 비산을 방지할 수 있지만 판매 경로가 부족하고, 일반 주택에서 활용하기에 가격이 높습니다. 

3) 새뜰마을사업

    ‘새뜰마을사업’은 최소 30가구 이상 거주하는 마을이어야 하고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40% 이상이거나 슬레이트 주택이 4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개조 공모사업입니다.

 의성군은 올해 2개 마을(다인면 신락1리, 단밀면 서제1리)이 ‘2021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개조사업’ 공모에 선정되었으며 기초생활 수급자, 홀몸노인, 노후주택이 많아 재해예방 및 생활 주거환경 개선, 마을경관정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두 개 마을의 안전 확보를 위해 마을안길 확장, 노후 배수로 정비, 재래식 화장실 철거 및 개량 △마을 CCTV 설치, 안전방송시스템 설치, 위험사면 보강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개량, 빈집철거, 노후 집수리 등 주택정비도 진행합니다.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구체적 대상)슬레이트 지붕 빈집 인근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최종 목표) 석면 성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정의한 문제) 빈집 이웃 주민들이 스스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How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Impact)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1) 주민들이 슬레이트 석면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우리가 만나본 주민들의 대부분은 슬레이트 내 석면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언론과 정비 사업을 통해 정비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그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지 못하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자신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알지만 문제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고 해결을 요구하지 않았던 이유는 심각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민들의 건강과 주거환경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문제의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2)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 

   주민들의 의견이 지자체에 닿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소통창구는 민원입니다. 반면 의성의 주민들은 보통 이웃에 대한 민원을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웃과 아는 사이거나 친척이기 때문에, 혹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석면 피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전달할 때 그들의 목소리가 외부에 닿을 수 있고,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민자치회, 민원, 서명서 등을 통해 주민들이 주기적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현장관찰 및 인터뷰

   빈집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실제로 빈집이 많은 마을을 찾아가 관찰하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성군 내 빈집이 많은 동네를 알기 위해 각 행정센터에 문의 및 방문했고 안계면사무소, 점곡면사무소, 의성읍사무소에서 빈집은행 지도를 받았습니다. 저희가 다루는 빈집의 조건은 슬레이트 지붕이었기 때문에 때문에 로드뷰로 슬레이트 지붕이 많은 마을을 미리 확인하고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많은 빈집들이 슬레이트 지붕이고, 잡초가 높게 자라 있으며 건축 자재들이 쌓여있는 등 관리가 안 되어 보이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 ‘빈집으로 인해 불편한 점이 무엇인가요?’를 물으니 다양하게 대답해주셨습니다. 고양이들이 빈집에 모여 새끼를 치고, 잡초가 무성해 뱀이 나오고, 보고 있으면 서글프다 등 ….

   말씀해주신 불편함에 충분히 공감했으나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여쭤보니 원래 시골 마을에 존재하는 특징들이라는 답변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빈집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은 정말 없는 것인지, 다시금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때 이전에 찾아뵈었던 부동산 사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떠올렸습니다. 슬레이트 지붕 내 석면이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자료를 조사해 보니 30년 이상 노후된 지붕은 비, 바람 등에 비산되기 쉬우며 폐암 등 큰 질병을 유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빈집으로 겪는 건강상의 심각한 피해임에도 주민들이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를 ‘유해성의 정도를 몰라서’, ‘알지만 해결할 길이 없다고 판단해서’라는 가설을 세우고, 다시 주민들을 찾아가 검증해 보았습니다. 

3.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시골 마을의 빈집으로 주제를 정하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광경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을 입구며 중앙이며 할 것 없이 뉴스에서 본 것처럼 쓰러질 듯한 상태의 빈집들이 보였습니다. 이웃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빈집을 마을 전시회로, 텃밭으로 등 활용할 방법만을 고안했었는데 이것이 정작 그들에게 필요하거나 불편함을 해결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빈집과 관련한 문제를 찾을 때 이웃 주민들이 빈집으로 인해 고통받고 불편함을 겪는 부분에 대해서 쉽게 자료를 찾기 어려웠고 대부분 저희와 같이 ‘활용할 방법’ 혹은 ‘빈집 철거’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빈집을 활용할 방법은 규제에 가로막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고, 그러는 동안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누구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빈집 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에 폐슬레이트,슬레이트 자재가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역시나 관리가 안되어보였습니다.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빈집으로 인한 여러 문제 중 특히 건강과 관련된 피해에 집중하여 주민들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종종 어차피 해결하기 어렵다는 씁쓸한 말씀도 들었지만,  ‘좋은 일 한다’,’이런 노력이 있어야 바뀐다’ 등 주민분들의 따뜻한 답변들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빈집이 많은 환경에 부딪히며 많은 이장님들을 만나뵈었고 이 과정에서 이웃주민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1.      한기원/김경미, “빈집, 충남지역과 농어촌의 문제만은 아니다”, 홍주일보, 2018.07.25

2.      환경부, 석면 알면 대비할 수 있어요, 2016.05.11, http://www.me.go.kr/home/web/board/read.do;jsessionid=zxG9fP3kP0JE4Idp3G1fNMjdWCaWQB1UVTI4FxZTNxjUIQEFUBvPG8165vp8F9Pa.meweb1vhost_servlet_engine1?pagerOffset=0&maxPageItems=10&maxIndexPages=10&searchKey=&searchValue=&menuId=&orgCd=&boardMasterId=54&boardCategoryId=&boardId=634850&decorator=

3.      환경부,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 업무 매뉴얼, 2019 

4.      정재원/곽진/차영욱/유은철, 슬레이트 지붕으로부터의 석면 노출특성 연구, The Annual Report of Busan Metropolitan City Institute of Health & Environment, 2013

5.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어촌지역 슬레이트지붕의 실태와 대책방향, 2010.06 

Solution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택한 솔루션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솔루션을 구상했습니다. 

1) 석면의 유해성 정보 전달 

   석면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몰랐던 이웃 주민분들께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를 간단하게 실행해보기 위해  스케치북에 스티커를 붙이며 참여하는 방식으로  교육 자료를 만들었고, 총 10개 리의 주민분들을 만나 공유했습니다. 

 

2)서명서 전달

    시골 마을의 특성상 공동체라는 인식으로 인해 빈집에 민원을 넣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 빈집은 사유재산이어서 어찌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인해 빈집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에 직접 찾아가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에 대해 스케치북을 통해 시각화해서 설명해 드리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과 서명을 취합하기로 하였습니다. 광주의 폐공장인 전남방직의 사례를 보면 주민들이 계속해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결과 이를 저감 조치하겠다는 답을 받아내었습니다. 저희도 이러한 서명서를 모아서 군청에 전달함으로써 주민들이 빈집 슬레이트 지붕에 대한 우려를 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3)자치위원회 안건 설정

   의성군 마을자치센터의 주민자치회의는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지역 문제 해결에 주민이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의성을 떠난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주민들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주민자치회의 혹은 이장님회의에 안건으로 설정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체계적인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행정(면사무소, 군청)이 함께 참여하는 제3 섹터(마을/주민자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면 더욱 유연하게 문제를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군청에의 제안

4.1) 빈집 주인이 철거를 신청하도록 해주세요.

4.2) 빈집 주인이 아니더라도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본인의 신원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 옆의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 사진과 함께 우려된다는 내용의 신청서를 빈집 이웃 주민이 제출하면 읍면 사무소에서 해당 빈집의 주인에게 연락 및 동의를 구합니다. 빈집 주인 동의 시, 바로 철거를 진행하고, 빈집 주인 반대 혹은 연락 두절일 경우, 일정 기간 후 석면 비산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지붕 덧씌우기, 개량 기와, 플라스틱 슬레이트 등의 방법을 지자체의 권한으로 시행합니다.

4.3) 슬레이트 지붕에서 석면이 비산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4.3.1) 지붕 덧씌우기와 개량 기와나 플라스틱 슬레이트 등 다른 지붕재로 대체하는 방법

   미관개선이나 기능성 향상, 주민건강 예방을 위해 주거 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다른 지붕재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크고, 지붕개량으로 인해 석면폐기물이 다량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4.3.2) 슬레이트 지붕에 페인트칠을 하는 방법  

   페인트칠은 슬레이트의 부식을 막고 미관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슬레이트는 대부분 30∼40년 이상 오래되어 파손위험이 있고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여 주기적으로 칠을 해야 합니다. 

5)랜딩페이지 개설

   랜딩 페이지란 홈페이지 방문, 키워드 검색 혹은 배너 광고 등으로 유입된 인터넷 이용자가 최초로 보는 페이지를 말합니다. 랜딩 페이지는 1) 간단한 저희 팀 소개, 2) 랜딩 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 3) 석면의 유해성에 대해, 4) 문제 정의 과정,  5) 서명하는 곳/동참하는 방법으로 구성됩니다. 직접 마을을 찾아가 시행했던 스케치북을 통한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 교육 내용과 서명을 받는 활동을 담은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의성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러 사람이 슬레이트 지붕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2.  이 솔루션을 통해 기대하는 성과(Outcome)와 산출(Output) 목표는 무엇인가요?

성과: 이웃 주민들이 빈집 슬레이트로부터 오는 석면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사는 것입니다. 

산출: 

1.  50명의 주민이 슬레이트 지붕과 석면의 위험성을 인식한 후 문제의식을 가집니다. 

2.  주변 이웃들과 함께 슬레이트 지붕과 석면에 관해 얘기하며 1개 이상의 면에서 마을주민자치회/이장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3.  이를 토대로 빈집 슬레이트 지붕에 대한 우려를 지속해서 표명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를 바랍니다. 

3.  이 솔루션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외부 협력 및 자원이 필요한가요?

주민들 

문제 대상자인 주민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을 요구해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려드리고 의견과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이장님 

이장님은 마을을 총괄하고 빈집 실태에 대해서도 가장 잘 아시는 분입니다. 주민들의 더욱더 적극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고 우리의 최종 목표인 그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에 참여하는 일을 위해 마을 주민자치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해당 마을 이장님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면사무소와 군청 

민원을 접수받는 기관인 면사무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또한, 저희의 목표인 ‘이웃 주민이 슬레이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이를 들어주고 그들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을 제시하며 기존 관련 사업 예산에 대해 재검토할 군청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4.  이 솔루션이 시행되었을 때, 어려움을 겪는 대상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생각해봅시다. 

   이웃 주민들은 옆집의 빈집으로 인해 건강과 토양을 해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그간 이웃 간의 정이나 관계 유지를 위해 대처를 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가져온 종이에 서명을 함으로써 하나의 움직임을 만듭니다. 해당 서명서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군청에게 제출합니다. ‘빈집의 슬레이트 지붕으로 인한 피해’ 문제가 주민자치회의의 안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주민들은 스스로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활발히 의견을 나눕니다. 주민들의 의견 제시를 통해 군청에서는 슬레이트 정비 사업에서 놓치고 있던 부분인 이웃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심사숙고한 후 사업을 정비합니다. 이후 이러한 문제의식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우리가 만든 랜딩페이지를 통해 각 지역별 서명운동이 이루어집니다. 장기적으로, 그동안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처리할 수 없던 부분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여 방치된 빈집의 유해물질을 정비 할 수 있는 방법을 국가 차원에서 고민하게 합니다. 최종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어 이웃 주민들은 석면 가루를 흡입하거나 오염된 토양에서 작물을 기를 걱정 없이 건강하게 생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