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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정신

가진통 생리통 통텅텅

by 맴맴




이쯤 되니 생리통이 느껴졌다.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내가 많이 먹어서 장이 꼬인 건지 임신 때문에 생리통처럼 아픈 건지..


병원에 갔을 때 통증을 물어봤는데 가진통이라고 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거라는 무서운 얘기를 하셨다.


지금이야 참을만해서 여기에 기록을 남기지만,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넘어가면 이런 글조차도 못쓴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내 주수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주수가 되었다. 계획대로 얌전히 입원해서 얌전히 조리원 가고 싶지만 이건 정말 내 뜻대로 이루어질지조차 가늠이 안 가는 일이었다.


솔직히 많이 무서운데 한편으론 어쩌다 낳을 거 같은 느낌도 들었고 출산 유튜브를 보면(두려움 예습?) 수술실로 들어가는 엄마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보니, 나도 손 떠려나 싶기도 했다.


글 쓰다 보니 통증이 가라앉았다.


오랜만에 연락온 지인은 예전에 쌍둥이를 낳았는데 내 만삭사진을 보고 서로 안부 묻다가 애기는 너무 이쁜데 너무 힘들다는 표현을 했고 멍 때리며 유튜브 보는 것, 카톡을 보내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아기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다며 힘들 거라는 예언(?)을 해줬다. 상상이상이라는 말과 함께... 그러면서 그래도 한 명은 해볼 만하다는 말을 했다.(쌍둥이가 진짜 힘들다는 말을 듣긴 했다..)


한 번에 두 명을 케어한 지인보단 덜 힘들지 몰라도 나름 나도 처음이니 힘들고 헤맬 거 같긴 했다.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각오는 되어있으나 출산 후에 알 수 있는 것들 투성이라 지금은 내 몸부터 느긋하게 하고 있다. 재활센터에선 호흡 연습을 자주 시키셨고 출산 후의 몸이 덜 망가지기를 바라며 재활에 힘쓰고 있다.


태동은 활발해서 안에서 대체 뭘 하는 걸까 궁금했지만 볼 순 없으니...

내일 또 병원에 간다. 전 진료 때 임신중독이 의심돼서 혹시 모르니 다시 채혈을 하기로 했다.



지금 내 마음은 뭔가..

그냥 계속 임신하고 싶다가도 빨리 낳았으면 하는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한 생명을 바르게 키우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갑자기

루나와 다나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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