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차피 그의 귀에 들리지 않는 잔소리.
(머리=머리카락)
남편은 머리 자르는 일을 귀찮아한다.
미용실에 가는 번거로움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깔끔함이 생명인 짧은 머리가 점점 자라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잔소리를 한다.
"머리 좀 잘라."
하지만 내 잔소리는 남편 귀에 잘 안 들어간다. 일주일을 볶아야 겨우 머리를 자르고 온다.
하긴 잔소리가 듣기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어, 하루는 남편에게 직접 물었다.
"평소에 내가 자주 하는 잔소리가 뭐야?"
잔소리를 줄여볼까 반성하는 차원에서 현황조사를 나간 건데, 남편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왜 몰라? 나한테 제일 많이 듣는 잔소리가 뭐야?"
정말 모른단다. 내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서 기억나는 게 없단다. 잔소리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재깍재깍 흘려버렸으니, 잘한 게 아니냐고 나에게 되묻는다. 더 이상 말해 뭐해?
나는 그냥 입을 꾹 다물기로 했다.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아마도 반년 후 남편의 머리가 장발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긴 하다. 그의 성격이라면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는 조용히 바리깡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어쨌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아서 남편의 마음이 편하다면야, 가을바람에 장발을 휘날리며 다녀보고 싶다면야, 무엇이 더 중요할까? 나는 그에게 잔소리를 꾹 참는 선행을 실천하는 중이다. 위 위위 윙!!!!
선행 일기의 목적:
① 칭찬받고 싶어서. 요즘 딱히 칭찬받을만한 일을 한 게 없어서, 의도된 선행이라도 실천합니다.
② 그래픽 태블릿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귀한 것의 쓸모를 찾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