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물 밖으로 나왔다
집 베란다에 처음 보는 거북이 있다.
머리만 내놓고 다리는 모두 숨겼다.
미동이 없다.
딱딱한 등이 내 손바닥 만했다.
나는 바닥에 있는 대야에 물을 담는다.
거북을 살려야 했다.
대야에 물이 끝까지 담겼을 때 거북을 들어 대야 안에 놓았다.
물이 부푼다.
물이 넘쳐흐른다.
그 물을 타고 거북이 대야 밖으로 탈출한다.
거북은 물을 먹고 점점 크기를 키워갔다.
어느새 내 상체만 해진 거북을 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미끌거리는 거북을 잡아서 당장 집 밖으로 내보내야 했다.
왜인지 촉감이 생생했다.
꿈이 아니라 현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윗옷을 벗어 거북을 감쌌다.
거북은 발버둥 치며 내게서 벗어났다.
온 집 안을 헤집고 다니던 거북은 나보다 빨랐다.
허겁지겁 베란다 창을 열고 밖으로 거북을 던졌다.
죽지 않았다.
거북은 유유자적 느릿느릿 한가롭게 땅을 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