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아팠다.
지난 주 화요일이었다.
아침부터 목소리가 하나도 안나왔다.
콜센터에서 일하는데 안녕하십니까
인사말이 안나오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두 콜 하다 전화를 할 목상태가 아니어서
연차를 냈다.
그날 바로 병원가서 수액을 맞았는데
다음날에도 목상태가 좋지 않았다.
반차를 내고 결국 집으로 가야 했다.
목요일 오후부터 겨우 일을 하고
금요일 한주를 마쳤다.
세상에나 머리가 핑핑도는데...
주말내내 침대바깥을 나오지 못했다.
어젯밤부터 겨우 정신을 차렸다.
35년 살면서 아파서 중간에 일을 못하고 나오는건
처음이다. 예전에 회사에서 "넌 아프지도 않냐"라는
말을 들었던 나인데, 건강상태는 확실하다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석증상과 몸살감기가 동반되었던게 아닌가 싶다. 요 며칠 귀와 코에서 피가 조금씩 났고
어지러움 증상이 있었던걸로 봐서..
하나님 나 좀 데려가주세요
엄살 부렸을 땐 꼼짝도 않던 몸이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마디를 하니까 이상하게 몸이 좋아진다
괜히 내가 뭘 잘못했나 곱씹어보기 시작한다.
사실 아파 본 적이 별로 거의 없어서 누가 아프다고 하면 아픈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한 번 아파보니까
진짜 말한마디만 걸어줘도 눈물날 거 같다.
일을 덜 하는 건 좋으나 아픈 건 정말 싫다.
그래도 아프다는 핑계로 택시도 자주 타고
목에 기름칠을 해야 한다고 족발도 먹었다.
엄마가 매일 생강차랑 딸기랑 죽을 챙겨주셨다.
아프고 난 후 조금 늙어간 모습을 차마 정면으로 마주보진 못하겠다. 다만 이전보단 조금 더 세심하게 주변과 내 몸을 살피고 나를 아끼자.
그리고 나를 걱정해준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상을 조금씩 걸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