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Cyril이 거하는 사회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다람쥐는 외롭고 슬펐어요.
그러다 언뜻 보기에 자신과 모습이 비슷한, 그래서 같은 종족이라 생각한 Pat을 만나게 되었지요.
Cyril이 Pat을 처음 만났을 당시에도 Pat은 모습은 깨끗하지 않고 꼬리도 엄연히 다른데 말이지요.
둘은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친구들도 Cyril에게 Pat을 칭찬해요.
Slim이라는 개와 추격전을 벌이기도 해요.
이들의 동선이 점선으로 표현된 페이지에서 저희 아들은 손가락을 길을따라다니며 좋아했어요.
그러다
Pat을 보며 "RAT!"이라 말하며 무서워 엄마에게 안기는 한 남자아이로 인해....
Cyril은 Pat이 자신과 같은 다람쥐가 아니라 그저 큰 쥐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됩니다.
친구들의 태도도 바뀌었어요.
칭찬을 하던 친구들이 일제히 Pat을 비난해요.
그러다 Cyril이 위기에 처하자 Pat이 Pat의 친구들과 Cyril을 도와주게 되고
둘은 드디어 다람쥐와 쥐로 만나 친구가 됩니다.
병렬 구조로 전개 & 위기 부분에서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는 가운데
서사/등장인물들의 표현, 분위기는 대조 구도로 묘사되어 주제 전달이 됩니다.
재치 있는 구성이 아닐까 싶어요.
참, 마지막 페이지에서 책 정보를 나뭇가지마다 달아둔 것에서도 재치가 돋보였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Cyril과 Pat을 마음이 담고 이런저런 인연들을 떠올려 봤어요.
아울러 학창 시절부터 회사 생활을 아우르는 다양한 관계들데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요즘은 어찌 예전보다 선입견과 편견, 판단이 더 가득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채에 걸러지지 않은 기사들과 댓글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하기 때문일까요.
아이디만 있으면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손쉽게 할 수 있고요.
생김새만으로 '어떤 사람이겠다'고, SNS프레임 속에 올라오는 행복한 분위기의 사진만으로 '어떤 상황이겠다'고 짐짓 넘겨 짓는 것도 현실이긴 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 양육하며 접한 교육의 현실 중 놀란 부분이 적잖은데요. (너무 멀리 갔지요? ^^;)
같은 '쥐'라도 다람쥐와 쥐가 엄연히 다르듯
우리 사회도 어릴 때부터 그렇게 나누어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이러니하게도 Cyril과 Pat이 같이 쫓기던, 공통의 적이지요,
그 대상으로 인해 '통합'의 계기를 갖게 되는데요.
이 역시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말이 길어졌지만.. 소통하고 화합하여 비로소 진짜 친구가 된 Cyril과 Pat을 보며..
언제까지나 이 그림책이 가져다준 여운을 쥐고 편견 없이(?) 살자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