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mine Rice by Alter 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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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가 예뻤던 초콜릿
요즘엔 유기농 식재료들이 모여있는 마트들이 많이 있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미국 여행을 갈 때면 꼭 가는 곳이 'Whole Foods Market'이었다. 유기농 식재료 및 용품들이 마트 가득 모여 있는 곳. 나에겐 디즈니 랜드와도 같은 곳이다. 5년 전쯤 미국 여행을 하던 어느 날, 항상 그렇듯이 호텔로 돌아가기 전 마켓에 잠깐 들려서 이것저것 다양한 식재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관심 가는 물건들을 집어 들고 계산대에 줄을 선 뒤에도 마지막까지 새로운 물건을 찾으며 계산대 앞의 매대를 훑어보고 있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DARK COCONUT TOFFEE CHOCOLATE'이었다.
패키지 자체가 너무 예뻐서 눈이 가는 것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코넛에 토피까지 합쳐진 다크 초콜릿이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발견이었다. 당연히 냉큼 하나를 집어서 계산대에 올려놓고는 룰루랄라 호텔로 돌아갔었다. 일상으로 복귀했던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그 초콜릿은 빈 껍데기만이 남아 있었다. 다른 먹거리들에 눈을 빼앗겼던 것도 있었지만, 나름 기념품이라며 한국까지 가져온 초콜릿이었는데 그때의 아쉬움과 상실감이란....
다크 초콜릿과 코코넛, 토피의 조화가 줄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결국 직구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다행히도 내가 잘 이용하는 직구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은 1년 365일 우리 집 냉장고 속 필수 초콜릿으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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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Alter Eco
그렇게 이 초콜릿을 통해서 이 브랜드를 처음 만났다.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초콜릿의 종류가 많았던 브랜드라 다른 맛의 초콜릿도 하나둘씩 먹기 시작을 했고, 그때마다 눈여겨보기 시작했던 게 초콜릿 패키지였다. 종이로 만들어진 디자인과 색감이 예쁜 패키지인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안 쪽까지 빼곡하게 글들이 쓰여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사람이, 어떠한 방식으로 카카오를 재배했고, 이 초콜릿을 사는 사람이 환경과 농부들을 위해서 얼마나 좋은 일을 한 것인지에 대한 글이었다.
Alter Eco. 이 브랜드는 친환경적인 유기농 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전 세계의 소규모 농부들과 정직하고 공정한 거래를 지향하는 착한 브랜드이다.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Edouard Rollet과 Mathieu Senard가 설립한 브랜드로 전통 재래종들의 재배를 지원하기도 하고, 농부 및 그들의 마을을 위해 교육 등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며, 좀 더 친환경적인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지구를 위해, 인류의 먹거리를 위해 나도 작은 참여를 하고 있다는 나름의 거창한 의미를 두곤 한다. 제품의 종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제품들과 이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그들의 노력과 수고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이 브랜드가 오래 동안 이어지길 바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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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GROJ KAJUTROTHA의 JASMINE RICE
그중에서도 내가 최근에 자주 구매하는 식재료는 바로 'Jasmine Rice'이다. 이 쌀은 인디카 장립종계의 향미쌀로서 주로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재배가 된다고 한다. 밥을 지을 때 나는 특유의 향도 참 좋지만, 나는 이 재스민 쌀의 식감이 참 좋다. 부슬부슬 부서지는 듯한, 한 알 한 알 날아가는 듯한 느낌의 식감이 볶음밥을 해 먹기 딱 좋은 텍스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품 패키지와 홈페이지를 참고해보면, 이 Jasimine Rice는 태국의 RUNGROJ KAJUTROTHA이라는 농부가 기른 쌀이라고 한다. 아버지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농사일을 배운 RUNGROJ는 20살 때 지역 NGO 단체를 통해서 작은 규모로도 제대로 값을 받고 제대로 된 친환경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교육을 받았고 한다. 이 일들이 현재까지 이어져 이 귀한 JASMINE RICE가 나에게까지 이어져 오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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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에는 JASMINE RICE
재스민 라이스라고 해서 밥을 짓는 방법이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일반 밥을 짓는 것과 똑같이 압력솥에 밥을 짓곤 하는데, 물이 많아 질은 밥을 싫어하기도 하고 주로 볶음밥으로 해 먹기 때문에 물을 많이 넣지 않는 편이다. 물론 쌀을 미리 불려 두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향이 너무 강할까 싶어 일반 쌀을 반 정도 넣고 같이 밥을 지었었는데 생각보다 그 특유의 향이 나쁘지 않아 이제는 재스민 쌀만 넣고 밥을 하곤 한다.
커다란 웍에 파 기름을 살짝 내고, 집에 먹다 남은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목살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볶아 준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었을 즈음에 재스민 쌀로 만든 밥을 넣고 부슬부슬하게 밥을 볶아 준다. 다 만들어진 볶음밥 위에 쪽파를 송송송 잘라서 얹으면 보기에도 좋고, 신선한 식감도 살아나지만 그게 없다면 그냥 이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좀 더 태국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반숙한 계란 프라이를 하나 올리고, 쥐똥 고추 혹은 청양고추를 썰어 넣은 피시소스를 살짝 뿌려서 먹는 것도 좋은 한 끼가 될 듯하다.
이 글을 마무리하던 중 alter eco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더니 홈페이지와 제품 패키지들이 모두 리뉴얼되어 있었다. 재스민 라이스의 새로운 패키지는 올라오지 않아서 반영하지는 못 하였지만, 계속 발전해가는 모습인 듯하여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