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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aki Oct 26. 2022

커피도 인생도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다

예멘 알 다하라 내추럴  


 모금에선  맛이 났다. 얼씨(Earthy)라고 표현하기엔 진짜 물에 흙을   같은 그런 텁텁한 . 바리스타가 잘못 내린 건지, 원래 예멘 특유의 맛이 있다던데 그건가라고 하기엔 남편이 너무 극찬을 했던 터라  맛이 당장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직 커피가  풀어져서 그런  같다며 얼음이 조금  녹으면 그때 다시 마셔보라고 한다.


시간이 아주 조금  필요했을 뿐이었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이  힘을 발휘하기 까지.


얼음이 아주 살짝  녹은 뒤에 마신 예멘 커피에서는 그저 시트러스 하기만  레몬, 라임과는 다르게 향긋한 베르가못의 향이 났고, 뒤에서 자연스러운 꿀의 단맛이 올라왔다. 아까의  흙 맛들은 어디 갔나 싶을 정도로 화려한 향들이 느껴졌는데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향긋함 뒤에서 묵직하고 단단하게  향들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대지의 힘이 느껴진다.


——-


농장명 :알 다하라 (Al-Dahra)


생산자 :다섯 명의 소작농 (Five Samllholder Farmers)


지역 :알 다하라, 샤르키하라즈 (al-Dahra, Sharqi Haraaz)


재배 고도 : 2,320 - 2,400m


품종 :주파이니 (Jufaini)


가공 방식 :내추럴 (Natural)


베르가못 / 오렌지 / 건망고 / 블랙체리 / 건자두 / 꿀


출처 : 커피 리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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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커피들이 있는  같다. 내리자마자 허겁지겁 들이키는 것보다는 아주 잠깐의 시간을 주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훨씬  멋지게 펼쳐내는 그런 커피들 말이다. 커피에게 주는 잠깐의 시간을 인생에도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유를 가진 다는 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되는 요즘, 이 커피 한잔이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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