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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aki Nov 14. 2022

남들은 카페에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블렌드


광화문 교보문고에 새롭게 스타벅스 매장이 생겼다. 예전만큼 스타벅스 커피를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강배전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날은 크리스마스 블렌드로 내린 아이스 브루잉 커피 주문했다.


새로 생긴 매장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깨끗하고 정갈하다. 딱히 앉아서 커피를 마실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구성을 해 놓았을지 궁금해서 매장 구경을 해본다. 나에게 서점 속 카페는 항상 매력적인 공간이다. 커피와 책과 조용한 공간. 꽤나 매력적인 조합이다.


생각 이상으로 넓은 이곳은 탁 트인 하나의 공간이 아니라 크고 작은 방을 여러 개 붙여 놓은 느낌이다. 조용히 자기 만의 시간을 갖게 하려는 배려인 걸까. 역시나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만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카페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직장인들이 많은 동네의 평일 점심시간이다 보니 조금은 낯선 풍경이기도 했다.


다들 뭘 하고 있는 걸까?


예전 같았으면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쳤을 텐데 오늘은 유독 궁금해진다.

특히 학생처럼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시간에 노트북을 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궁금해진다. 회사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나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지만 굳이 점심시간에 카페에까지 나와서 일을 하고 있을까 싶다. 그리고는 내 멋대로 그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일들에 몰두하고 있는 것일 거라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의 축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으면 회사에 일이 많은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것이 꼭 회사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전에도 사이드잡을 해야 한다,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많이 했었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직장에서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고, 이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의 성장과 직장의 성공이 꼭 같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로점을 보다  사실을 깨달았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유튜브를 통해 재미로 보는 타로점이 있다. 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얻기 위해 재미로 보기 시작하던 것이 이제는 루틴 아닌 루틴이 되었다. 그날도 새로 올라온 타로점 콘텐츠를 보았고, 기대 이상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잘 되겠구나, 큰 성공을 하겠구나, 회사에서 인정을 받겠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날은 내가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잘 될 거라는 그 생각 속에 회사 업무는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아예 회사 프로젝트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잠시 뒤에 깨달았다.


크리스마스 블렌딩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강하고  맛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은은하게 꿀떡꿀떡  넘어가는 그런 커피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에서 커피의 맛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묘한 에너지가  좋다.  분위기와 에너지에 휩쓸려 나도 나의 일을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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