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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aki Nov 21. 2022

커피, 어떠신지요

커피 리브레_온두라스 로스 피노스 게이샤


이동식 커피숍을 운영하는 주인공 아오야마는 커피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한다. 정성과 요령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 하루하루가 무기력한 사람, 남의 시선이 중요한 사람, 깊은 상실감을 겪은 사람 등등 모두가 정성을 들여 내린 커피  잔에 위로를 받는다. 주말에 보게  일본 드라마 ‘커피, 어떠신지요 기본 줄거리다.



주인공이 알고 보니 야쿠자였었고, 그를 찾기 위해 조직이 움직이고 있는 등 드라마의 흥미를 만들어 내기 위한 몇 가지의 요소들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커피 한잔이 주는 그 위로가 무엇인지를 전하고자 하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대사 하나하나가 참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카모메 식당, 메가네, 요시노 이발관 감독의 오기가미 나오코의 각본과 연출이라고 한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런 류의 드라마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나름 여자 주인공이었던 ‘카키네’의 사연이었다. 조금은 업무 처리가 느려도 꼼꼼하고 진정성 있게 일을 하는 카키네는 요령 있고, 효율적으로 일하라는 상사의 지시에 갈등을 하게 된다. 무엇이 중요한 것이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갈등을 아오야마의 커피 한잔으로 위로받는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어떻게 일을 하는 게 맞는 것일까?

다행히도 드라마  카키네는  정성과 진정성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혼자만 정성을 들인다고 상대방이 알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수많은 업무들을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를 하려면 결국 요령과 효율이 필요해지기 마련이다. 어디까지 진정성을 들이고, 어디까지는 효율과 요령을 찾아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일들이 드라마처럼 풀려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장 어려운 것은 연차가 쌓여갈수록 정성과 진정성이라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연차에서의 정성과 진정성은 일에 대한 열정으로 보이지만, 고연차에서의 그것은 나이브(Navie : 순진해 빠진, 순진한, 순진 무구한)함으로 보일 때가 있다. 정성과 진정성은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요령과 효율성까지 고민해야 하는 .  사이에서의 적정선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항상 어렵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커피 한잔을 마신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카페로 가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커피 리브레의 ‘온두라스 로스 피노스 게이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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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명 : 로스 피노스 (Los Pinos)


생산자 :올란도 카르바할 (Orlando Carbajal)


지역 : 렘피라, 산 안드레스, 에스 킴 파라


재배 고도 : 1,650m


품종 : 게이샤


가공 방식 : 워시드


재스민 / 패션푸르츠 / 복숭아 / 꿀


출처 : 커피 리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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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니까 기대를 했다.

향이 뿜어져 나오겠지, 얼마나 향긋하고 맛있을까? 흐음 별로 향이 안나지?  코가 이상한가? 맛은흐음커피를 이렇게 저렇게 마셔보다 남편에게 말을 했다.  뭔가  맹맹한 느낌인  같아. 남편도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이곳의 커피에 대한 진심을 알고 있고, 얼마나 정성 들여서 커피를 볶는지 알고 있으니까 어쩌다 이런 날이 있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생각한다. 이런  정성과 진정성의 힘인 건가. 본질에 집중하는 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실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에 나의 정성과 진정성을 담아야 되, 무엇은 요령과 효율을 가져가야 하는 것일까. 주말의 오후를 즐기려 시작한 드라마 한 편에서 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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