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마시고 싶다
위가 살살 아파져 온다.
잠을 자려고 누운 지 30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 그렇게 어찌어찌 잠이 들었다가 결국 새벽에 일어나 약을 하나 먹었다. 어제 뭘 잘못 먹은 게 있나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새벽 요가의 마지막 아사나인 ‘사바사나’를 하는데 똑바로 누우니 배가 더 아파진다. 옆으로 쭈그리고 누우니 그제야 통증이 좀 가신다.
탈이 난 게 분명하다.
최근에 와인을 공부한다면 예전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기도 했고, 제대로 된 밥을 챙겨 먹지 않고 과자, 빵으로 끼니를 대충 해결한 적도 많았다. 나도 모르게 혹사시킨 내 위가 이제야 그만 좀 먹으라며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위는 튼튼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다.
향긋하고 따뜻한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다.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커피를 일주일 씩도 안 마시곤 했었는데 갑자기 못 마신다고 생각하니까 더 마시고 싶어 진다. 날도 춥고, 피곤해지기도 하고 나를 깨워 줄 커피 한잔이 절실하다. 갓 내린 커피 한잔을 생각하니 내 코 끝에서 커피의 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상상만으로도 구수한 커피, 향긋한 커피, 화사한 커피, 취가 나는 커피 등 다양하게 만들어 낸다. 기억 속에 저장된 향기들이 지금의 나를 살려주고 있다.
며칠만 참아야지.
위염에 커피는 너무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