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그냥 살았다

by 나경

이번 주는 홈스쿨링을 고민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고민을 미뤄두었다.

아이의 내일을 설계하느라 마음을 쓰는 대신, 오늘 하루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는 아이를 유심히 살피던 날도 있었다.
꾀병일까, 이 정도면 보내도 될까 잠깐 계산이 스쳤지만 가방을 다시 제자리에 걸어두는 쪽을 택했다. 퍽퍽하게 굴지 않고, “오늘은 집에 있자”라고 말하니 아이의 어깨가 눈에 띄게 내려왔다. 잠옷을 입은 채로 마주앉아 점심을 먹으며 한가로운 화요일을 보냈다.


아이에게 “오늘 뭐 할 거야?”라고 묻기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나는 소파에 기대 숨을 고르고, 아이는 침대에 누워 천정을 멍하니 보다 쪽잠에 들기도 했다. 창밖에서 택배차가 멈췄다 떠나는 소리만 몇 번 지나가고 집 안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조용했다.


뭔가를 해내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은 그렇게 흘러갔다.
괜히 투덜대던 아이가 어느 순간 “아, 근데 엄마” 하고 말을 걸어왔다.
친구랑 있었던 별일 아닌 이야기를, 굳이 끝까지 다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야기까지 길게 늘어놓았다.

이번 주에는 아이의 하루를 평가하지 않았다. 잘했는지, 부족했는지, 더 해야 할 건 없는지 그 질문들을 일부러 삼켰다.


그렇다고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다.

홈스쿨링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다만 이번 주의 불안은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말없이 옆에 앉아 있는 정도였다.


당분간은 계획을 펼치고 선택지를 저울질하는 일을 내려놓기로 했다.
만삭의 몸으로 3년 뒤를 내다보기보다, 이제는 다음 달의 리듬과 오늘 하루의 호흡에 더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먼 미래를 설계하는 일보다, 눈앞에 놓인 하루를 무사히 지나보내는 일이 먼저인 시기니까.


이 브런치도 잠시, ‘선택의 기록’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낸 흔적’을 남기는 쪽으로 흘러가 보려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