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맥으로 향하는 버스. 비가 조금씩 내리면서 조금씩 어둠도 몰려왔다
마날리에 올 때 다들 너덜거리는 차창 문의 찬바람을 맛 본 터라 자리를 잡자마자
애벌레 마냥 침낭에 들어가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앞자리 신규 오빠가 영 좌불안석이다
툭툭. 두드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버스 라이트가 고장 났단다
앞을 보니 차창문 밖이 새카만 먹으로 칠해 놓은 것 마냥 어둡다
그칠 듯 말 듯 계속되는 비에 가드레일도 없는,
그야말로 잘못 삐끗하면 낭떠러지인 산길을 라이트도 없이 달리다니..
오빠는 영 불안한지 운전사에게 계속 괜찮냐고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말은
No Problem~!
나 역시 어느새 인도에 익숙해진 건지, 운전사의 여유에 덩달아 마음이 놓인 것인지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다.
더욱더 심해져가는 이 안전불감증..
다행히도 오빠의 걱정은 꿀루에서 끝이 났다
운전사도 더 이상은 안 되겠던지 꿀루에서 버스를 교체했기 때문
모두들 마음을 놓고 스리슬쩍 잠들기 시작한 밤, 밀려오는 멀미와 신경성 소태 증세로 나는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빠르게 스쳐가던 나무들이 점점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버스가 멈추었다.
역시나 길바닥, 처음에는 화장실에 세워 주더니 점점 아무 데나 세워주기 시작한다
선미와 나는 버스 뒤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쪼그리고 앉아 올려다본 하늘, 어느새 그친 비에 여태껏 인도에서 볼 수 없었던 별들이 총총이 떠있다
지금 이 순간만은 선미랑 나랑 하늘의 별이 전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