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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향 Feb 27. 2018

아기에게 보내는 글

  안녕, 아가야!


  네가 처음으로 내 품에 안겼을 때가 기억난다.

  나는 너무 작고 여린 너를 어떻게 안아야 할 지 몰라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을 만큼 두려웠지.

  영문도 모른 채 계속 울기만 하던 네가 자라서 어린이집을 가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던 낯설고 당황스러운 상황들을 마주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초라했지만 너를 낳은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단다.

  그렇게 서툰 손길에도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너를 보면서 우리의 삶은 기쁨으로 가득찼지. 부족했던 내가 너로 인해 성장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일을 사랑하게 됐단다.
  너는 나에게 영감을 주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옳은 가치관을 갖게 해주는 존재란다.

  사랑하는 아가야.
  네가 살면서 슬프거나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해결될 것이고 그 경험들이 쌓여 더 성숙한 너를 만들어줄테니까.


  또 너보다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하는 포용을 갖길 바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모른 체하지 않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라.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덜 경쟁하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보자. 네가 상처받지 않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게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지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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