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리골드 May 03. 2024

행복을 의심하지 말 것

'아, 나는 지금 행복하구나'

행복을 의심하지 말 것.



오랜 떠남과 머묾의 반복으로, 이제는 알게 된 것. 막상 여행을 떠나면 분명 매일 이만보씩 걸으며 말이 잘 안 통하는 낯선 도시에서의 긴장감으로 가득할 테지. 일상에서의 일탈로 여유를 즐기러 갔지만 생각보다 빡빡한 스케줄로 인한 피로감들로, 일정이 모두 끝난 밤 호텔에 들어설 때 그날 하루의 고단함을 온전히 느끼며 잠들겠지.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당장 호텔방보다 훨씬 넓고 편안한 우리 집에 도착해 익숙한 공간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그 순간만큼은 어떤 5성급 호텔과도 견줄만한 침대에 눕는 순간을 기다릴 것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안의 좁은 의자에 앉아 하늘에 떠있는 시간만큼은 나만의 공간이 된 그곳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맘껏 보고, 글을 쓰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의 설렘으로 가득 찬 공항의 냄새를 맡을 생각에 비행기를 타기 전날이면 잠이 오질 않는다.



여행을 떠올리기 시작할 때부터, 문득 '아, 나는 지금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고단함과 낯섦에서 오는 어색함 사이에서 느끼는 행복 의심하지 말 것. 복은 말 그대로 행복일테까.




작가의 이전글 일년을 보내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