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원데이 클래스 후, 약간의 자신감과 꽃에 대한 관심으로 플로리스트 입문 수업을 등록했다. 국민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려니 선택할 수 있는 곳의 범위는 좁았다. 그래도 거기서 모든 걸 배우겠다는 기대 없이, 기초만 배우자고 생각하니 비장함 없이 가벼웠다.
이번 주는 한두 송이 미니 꽃다발과 센터피스라는 둥그런 돔 모양의 테이블 꽃 장식을 만들어 보았는데, 포장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 다음 날 쓸 꽃을 다듬고('컨디셔닝'), 설명을 듣고, 시범을 보고, 직접 해보는 순서로 진행된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에 맞추어야 하는 건 조금 답답했고 그런 면에선 원데이 클래스가 낫다. 반면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도구, 꽃 종류에 따라 다른 컨디셔닝 방법, 포장 방법의 디테일 등 기본 중에 기본을 배울 수 있다.
꽃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 내가 만든 그날의 결과물(꽃다발 등)을 집으로 가져와 물 올려주는 그 기쁨. 또한 같은 재료가 주어져도 그 색감 표현, 부피감, 균형감, 어울림은 모두 달랐다. 그게 제일 재미있었다. 그 실물을 손으로 만지고 사진으로 남기고 눈과 코와 마음으로 즐기는 것, 그건 그냥 애들이 흙장난하며 느끼는 즐거움 이상이어서 내게 아주 작고 단단한 돌을 쌓고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며, 단 한 명이라도 읽어주고 공감받는 그 느낌, 그리고 점점 글이 쌓이며 느끼는 뿌듯함과도 비슷하다.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응원을 받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그전에는 몰랐던 어떤 색다른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 그것은 나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아무 이유 없는 좋은 마음과 좋은 말을 건네게 한다. 그 모든 것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일상은 별 이유 없이 기분 좋은 일들로 가득할 거란 기대도 하며.
어쩌면 이런 작은 놀이들이 내 일상을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 이 하찮은 조각들이 언젠가 내 자존감의 기반이 되어줄 것 같은 믿음마저 있다. 그래서 누군가 이상하게 허전하거나 마음이 흔들린다고 하면,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고, 무언가를 적어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럼 어느새 그 마음은 다듬어지고 예쁘게 쌓아 올려져 우뚝 서 있을 것이라고.
꽃 수업은 총 9회 과정으로 길지 않다. 그 이후에 또 다른 배우고 싶은 게 있어 단기로 끊어 두었다. 이게 취미로 끝나더라도 내 일상을 생생하게 채워 주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무용하면 좀 어때. 아니, 이미 무용하지 않음에 대해 써버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