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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OPHYSIS Dec 14. 2022

파는 게 일이 되었다면

소소하게 착각해온 것이 있더라.



브랜드를 만들자 하며 사업을 생각했을 때 나는 내 브랜드가, 혹은 그걸 만들고 있는 내가 주인공이라고 느낀 것 같다. 어쩌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이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어쨌든 그 느낌, 추측 모두 착각이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파는 게 일이 되었다면 그 고객은 무조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내 브랜드가 아니라. 그리고 나의 역할은 그들에게 도움 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일 터.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이 내심 불편했는데 브랜드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추측을 던져둘 수 있게 되었다. 이 작은 깨달음이 앞으로 쭉 나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하긴 어떤 일이든 그런 것 아닌가 싶다.



간호사라면 환자와 동료 의료진을,

학원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을,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라면 출판사와 독자를,

공무원이라면 국가와 국민을,

주인공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나는 그러했나 돌이켜보면 때론 그랬고 때론 그러지 못했다고 답해야 하나. 아니,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일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그런 면을 벗어나기 어렵고, 일의 영역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각자의 주인공에게 더 의미 있고 도움 되는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생각에 이르니 나는 좋은 간호사도, 좋은 학원 선생님도, 좋은 에이전트도, 좋은 공무원도 아니었다. 그리고 둘러 둘러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그랬기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좋은 무엇도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렇다.

꼭 좋은 무엇이 되어야만 하나.



인생의 여러 영역 중 일의 영역에서 각자의 주인공들에게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어떻게든 개인 또한 그 안에서 의미든 행복이든 제 나름 이름 붙일 것들을 발견하면 되는 것 아닐까. 조금씩 그렇게 내 방향을 잡는다.


뭐 그런 소소한 착각과

더 소소한 깨달음을 안고

이불속에 푹 안겨 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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