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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OPHYSIS Jul 16. 2023

요즘 가장 부러운 사람

<이수의 일기>

요즘 아들과 남편에게 종종 읽어 주는 게 있다.

전이수 작가가 10~12살 즈음에 쓴 일기를 엮은 책

<이수의 일기>.


어떻게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멋진 생각을 하고 또 느낄까.

어쩔 때는 읽어 주다 목소리가 떨리기도 한다.

이야기가 슬퍼서 그런 게 아니라,

어떤.. 내가 쉽게 닿을 수 없는

선한 순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같다.

읽다 멈칫하게 되고,

무언가 심장을 한번 꾹 누르며 짜는

그런 기분이 들곤 한다.


남편이 쉬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나는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이 책의 글은 그런 내게

'그런데 이런 공기도 있어요' 하고

맑고 건강한 공기를 불어넣어준다.

있어 보이는 그럴듯해 보이는 꾸밈의 말 하나 없이

존경을 불러내고,

감탄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글.


이는 글을 쓰는 스킬 같은 것이 아니라

영혼과 관련되어 한없이 동경하게 한다.

그저 자신의 일상에 대한 것이어도, 나는 안다.

이런 글은 오랫동안 사색한 후에야 나올 수 있는 글임을.


단순히 글을 많이 접하고의 문제가 아닌,

기질, 환경, 의지, 재능 등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대도

가닿기 어려울 수 있는 어떤 고귀함임을.


그러한 고귀함을 후천적으로라도 습득해야 한다며,

나는 이 책을 사랑하는 남자 둘에게 기어코 읽어 준다.

그저 궁금해서 집어 든 책이었지만

내게 많은 걸 가르쳐 준다.


요즘 가장 부럽고,

닮고 싶은 영혼은

전이수 작가, 그리고 김승호 회장.

(김승호 회장 이야기는 언젠가.)


자기만의 고유함으로 피어난다는 건, 그런 삶이다.

그것은 자기 모양의 행복과 자유에 가까워지는 삶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공기로 살아가는 사람이 진실로 부럽다.

나는 언제쯤 나만의 모양과 공기로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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