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순간들로 삶을 채워봅니다.
나는 줄 때 참 좋다.
세상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아마도 다른 누군가에게 내 마음과 나 자신을 흘려보내는 일일 것이라고, 용기 내어 내 마음속 진심들을 몇 자 적어본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상처받을 일이 생길 때면
'그렇게 사람들한테 너를 내어주지 마',
'그러다가 너만 상처받아' 등등
나를 지켜야 한다는 조언들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또 한 번 상처가 찾아올 때면, 역시나 나의 잘못으로 여기곤 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생채기 내기를 수십 번, 수백 번. 누구보다도 어루만져지기를 바랐던 상처받은 어린 나에게, 재차 더욱 날카로운 말들로 아픔을 후벼 파곤 했던 나였다.
그러다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면 상처받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한껏 으스대듯 가시를 펼쳐 보이고는 우쭐대던 그때, 왠지 나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나를 얕잡아보지 않고, 그 누구도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았는데. 나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 모든 여정 속에서 내가 깨달은 '나'의 모습이 하나 있다. 나는 지금의 사랑이 훗날 어떤 결과로 나에게 돌아오든 상관없이 세상에 나의 것을 주는 순간마다 참 좋다는 것.
만약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내어줄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깊은 어둠이 아닐까.
하지만 문득,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진정 행복했는가?’
내 안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대답은 조금 미심쩍고,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스며 있었다.왜일까, 마음 한켠 서늘하게 느껴지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나는 조용히 내 마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내가 가진 무엇'을 나누고 주었을 때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세상에 내어놓았을 때였다는 것을.
내가 가진 것은 소중하다. 하지만 그것은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처럼 쉽게 사라지고 흔적조차 남지 않을 때가 있다. 그와 달리, 내 존재, 내 마음, 나 자신을 조건 없이 내어놓을 때, 그 어떤 보상으로도 살 수 없는 충만함이 찾아온다.
그 순간 나는 자유롭다.
주고받음의 경계가 사라지고, 나와 너,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느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에도, 햇살에 반짝이는 작은 물결 하나에도, 내 마음의 떨림이 함께 울려 퍼진다. 그 울림 속에서 평화와 따뜻함이 조용히, 그러나 깊게 내 안을 채운다.
나는 오늘도 배운다. 행복은 소유나 결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열리고 사랑이 자연스럽게 흐를 때 찾아온다는 것을.
앞으로도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은 소중히 여기겠지만, 더 깊은 기쁨은 내 존재를 흘려보내고 마음을 솔직하게 열어놓는 순간에 느껴질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내어주고 내 마음을 흘려보낸다. 그 흐름 속에서 느껴지는 충만함, 따뜻함, 자유.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을, 사랑함을,
가장 진실하게 느끼는 순간이다.
나는 주는 사람이 되고 바람처럼 흘러가는 마음이 되어 끝없이 이어지는 사랑의 흐름 속에서 오늘도 나를, 그리고 세상을 품는다.
그렇게 세상과 비로소 하나가 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