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이 Oct 06. 2022

이겨내지 못할꺼라면 더이상 이어나가지 않는게 나아.

다들리는 혼잣말


어느 날 새벽이었다.

운동을 가는 길이었는데, 하마터면 차에 치일뻔 했고 크게 다칠뻔 했다.


순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불현듯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차에 치였으면 더이상 살지 않아도 됐을텐데..."


"차라리 이 기회에 더 안살게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 없는 나였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너무 낯설었다.


하루종일 울었다. 드디어, 내 진심을 마주하고 자각한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날 알아채주길 바랬지만, 누구에게도말할 수 없었다.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너무 무거운 말이라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이런 속깊은 이야기는 의지하고 싶은, 좋아하는 사람한테 하는 편인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부정적인 에너지를 주기 싫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기도 싫었다.


한편으로는 죽고 싶은 와중에도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라니... 참 나답다 싶었다.


심리상담도 받았지만, 결국 모든게 내 탓 같았다.


이런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내가. 무망감에 빠져버린 내가. 더이상 아무것도 할 힘도 없는 내가. 매일매일 내 스스로를 탓할 것 같은 내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고, 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견디지 못할 힘듦이라면 차라리 없어지는게 나아.

이겨내지 못할꺼라면 더이상 이어나가지 않는게 나아.

이유없이 힘든 감정이 느껴지는 거라면 더이상 살고싶지 않아.


눈뜨자마자 자기전까지 죽고싶다는 생각뿐이었고, 구체적인 방법을 떠오르기에 이르렀다.


무슨 방법이든 너무 아플 것 같았다. 죽고싶지만,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죽는 순간까지 괴롭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