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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리 Oct 20. 2023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일본어 발음

표로 정리해 보았다

2013. 6.


  한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할 때 어려워하는 발음으로 が, ぎ, ぐ, げ, ご(가, 기, 구, 게, 고), つ(쓰), ざ, じ, ず, ぜ, ぞ(자, 지, 주, 제, 조)가 있다. 가, 기, 구, 게, 고, 쓰, 자, 지, 주, 제, 조라고 썼지만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기에 한국어로 최대한 가까운 발음으로 표기를 한 것이다.


  마오가 내게 한국어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단어를 말했는데 무슨 단어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로 발음해야 하는 것을 ‘’로 발음했다. 그래서 내가   


  “‘’가 아니고 ‘’야.”


하고 알려주었는데 마오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어떡해. 똑같이 들려.”


  나중에 오카나카상이랑 퇴근길에 대화를 나누다가 이 얘기를 했더니 오카나카상이 말했다.


  “무기음과 유기음의 차이가 아닐까요?”


  오카나카상과의 대화로도 궁금한 게 해결되지 않아서 혼자 인터넷을 검색하고 한국어 발음체계표, 일본어를 처음 공부할 때 봤던 책들도 다시 찾아보았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조음 방법에 따라 유성음(울림소리), 무성음(안울림소리), 유기음(거센소리), 무기음(예사소리)이 있는데 한국어의 ㅋ, ㄱ과 일본어의 か, が가 다르게 분류된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어의 ㅋ은 무성유기음, ㄱ은 무성무기음, 일본어의 か는 무성무기음, が는 유성무기음이었다. 표로 정리해 보았다.




  ‘か’는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는 ‘가’에 가깝게, 그 밖의 경우에는 ‘까’에 가깝게 발음된다. ‘が’는 한국어의 어두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어중이나 어말에 나타나는 발음이다.

  일본어 배울 때 ‘’와 ‘’ 발음이 다르다는 것을 언뜻 배우기는 했지만 정확히 구별하지 않고 소리 냈었다. 그래서 나는 ‘’가 아니라 ‘’라고 알려주기 위해 "[]가 아니라 []야."라고 발음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마오에게는 “[]가 아니고 []야.”라고 들렸던 것이다.


  내가 또 잘 되지 않는 발음은 つ(쓰)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 누군가가 부르는 걸 내가 도면에 받아써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つ(쓰)라고 하는 걸 잘못 알아듣고 す(스)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일본 친구가 つ발음을 했을 때 ちゅ(츄)로 들은 적도 있다. 다들 아나운서가 아니니까 모국어라 해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거나, 내가 언뜻 잘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つ발음에 대해 더 알아보고는 왜 ‘つ(쓰)’가 ‘す(스)’ 또는 ‘ちゅ(츄)’로 들렸는지 조금 이해가 됐다.

  つ는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쓰’, ‘츠’, ‘쯔’와 비슷한데, ‘쓰’도, ‘츠’도, ‘쯔’도 아닌 발음이다. 모음도 정확히는 ‘ㅡ’가 아니라 ‘ㅡ’와 ‘ㅜ’의 중간 발음이다. つ의 정확한 발음이 인식되지 않고 비슷한, 그러나 다른 발음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언어마다 다른 음운(音韻)*체계 때문이라고 한다. 각 나라의 원어민들은 모국어의 음운체계가 이미 내재화되었기 때문에 모국어에 없는 발음은 인식이 되지 않아서 들었을 때 모국어와 가장 비슷한 발음으로 인식된다고 한다.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그래서 한국인인 나에게는 한국어 발음인 쓰, 츠, 쯔로 들리거나, 일본어 중 더 발음하기 쉬운 ‘す(스)’ 또는 ‘ちゅ(츄)’로 들렸던 것이다. 그러나 모국어의 음운 체계를 벗어나서 외국어의 음운 체계에 대한 훈련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원 발음에 가깝게 낼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つ발음에 대해 알아보니 조음위치, 조음방법에 따라 치경파찰음(齒莖破擦音)에 속했다. 한국어의 ㅅ, ㅆ는 치경마찰음(齒莖摩擦音), ㅈ, ㅊ, ㅉ는 경구개파찰음(硬口蓋破擦音)이다. 치경음(齒莖音)은 윗잇몸소리, 경구개음(硬口蓋音)은 센입천장소리, 파열음(破裂音)은 공기를 막았다가 터트리는 소리, 마찰음(摩擦音)은 공기가 구강의 어느 한 부분을 통과하면서 마찰을 일으켜 나는 소리, 파찰음(破擦音)은 파열음과 마찰음 둘 다 나는 소리이다. 표로 정리해 보았다.



  마오가 처음에 나를 ‘○○’이라고 부르다가 한국어를 배우면서 ‘○○언니’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한국어의 ‘ㅓ’발음이 일본어에 없어서 어렵다며 입 모양을 ‘ㅗ’로 한 상태에서 ‘ㅏ’발음을 하려고 노력하니 비슷하게 된다는 얘길 한 적이 있다. 나도 혀를 ‘ㅆ’발음 할 때의 윗잇몸 위치에 두고 ‘ㅊ’ 발음을 아주 약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참고 자료>

표기위키 : 외국어의 한글 표기 / 언어마다 다른 음운체계 – 홍길동, 로빈후드와 만나다.

http://pyogi.pbworks.com/w/page/7191661/%EC%96%B8%EC%96%B4%EB%A7%88%EB%8B%A4%20%EB%8B%A4%EB%A5%B8%20%EC%9D%8C%EC%9A%B4%EC%B2%B4%EA%B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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