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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좋아 하다 호구된다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호재를 쫓지 마라

by 머쉬


흔히 주변에 신문이나 언론에 또는 시장에서 개발 호재가 발표되면 해당 아파트가 급등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일반 매수자들은 지하철이 연장되거나 신설 개획이 발표되거나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이런 개발 호재들은 일반 매수자들을 솔깃하게 하고 정확한 시세 비교 평가 없이 단순히 그 호재만 바라보고 거액의 돈을 투자를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어떤 호재를 보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그 뉴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었고 이미 시세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봐야 한다. 당연히 투자금은 많이 들어가게 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

투자를 한 건만 할 것이면 모르겠지만 나 같은 평생을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단 한 번의 무리한 투자로 인해 다음 투자를 이어 갈 수 없게 되고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호재라는 것은 막상 실현이 되기 위해서는 작게는 5~6년 길게는 몇 십 년이 걸릴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이다. 어떤 호재가 발표되면 단기간에 오를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재의 약발이 다 되어 버티기라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과거 나도 처음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여느 초보자처럼 호재 위주로 시장을 보았다. 당시에 용산과 뉴타운 개발에 대한 이슈로 시장은 뜨거울 때였다. 나도 용산을 사고 싶었지만 대지지분 3~4평짜리 빌라가 당시에 4~5억을 하고 있었다. 강남의 돈 많은 사모님들이 미친 듯이 사기 시작했다. 당시 30평형 아파트가 4억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거품이 낀 상태였다. 그리고 서울은 많은 정치인들이 본인들의 지역구를 뉴타운에 편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뉴타운 붐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빌라를 사기 위해 당시에도 '영끌'로 매입했다.


하지만 서브 프라임이 터지면서 시장은 급격히 싸늘하게 식기 시작했다. 용산개발도 삼성물산이 빠지면서 시세가 급락하면서 무리하게 투자한 사람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에 나는 그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용산 부동산을 기웃기웃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당시에 부동산 사장님 왈 몇 억씩 손해를 보면서 내놓은 물건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부동산 초짜인 나는 식어가는 뉴타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그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타운 빌라를 경매로 낙찰받게 된다. 시세가 보다 2천만 원 비싸게 3개를 받고 1채만 두고 2채를 팔아보려고 했으나 시장이 더욱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낙찰가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부동산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게 되고 시장에 의해 강제적으로 7%의 고리를 내면서 장기투자를 하게 된다. 어렵게 매입하고 5년이 지나서야 겨우 본전에 한 채를 팔게 된다.


그리고 투자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한 번의 무리한 투자로 인해 그 이후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나는 투자를 잘 하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내 투자 방식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크게 깨닫는다.

호재 좋아하다 호구 된다.


이후부터는 나는 철저하게 저평가 물건의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소액 물건들에만 투자를 이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를 매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당시 GTX가 들어오는 구성역 인근 아파트가 엄청 올랐다. 매물이 없었다. 25평 아파트가 4억 정도하고 있었다. 투자금도 2억 정도 들어갔다. 사람들은 GTX 역 아파트를 미친 듯이 사고 싶어 했다. 시세는 급격하게 올랐다.


나는 과거 아픈 경험이 있기에 오히려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 다음 역에 있는 아파트를 눈여겨봤다. 그곳의 부동산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오히려 학군과 인프라를 보면 그 옆 동네가 훨씬 좋아 보였다. 상대적으로 전세가도 높았고 투자금도 얼마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천오백만 원으로 전세를 끼고 매수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는 상승폭으로 보면 훨씬 그 아파트가 많이 오르게 된다.


나는 내가 보유한 물건 중에 현재는 재건축, 리모델링, 재개발 호재 낀 물건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시에는 없었다. 철저하게 소액 저평가 물건을 매입해서 오래 보유하다 보니 호재는 덤으로 생긴 것이다.

호재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호재만 바라보고 투자를 하게 되면 많은 투자금이 들어가게 되고 그만큼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영끌로 인한 다른 투자를 이어 갈 수 없게 된다.


진정한 투자가가 되려면 호재보다는 저평가 물건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바란다. 그래야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PS. 초보 투자 때 낙찰받은 뉴타운 빌라는 시장의 침체기에 의한 장기 투자로 인해 현재까지도 12년째 보유 중이다. 그 과정의 고통은 상상을 할 수 없다. 다만 오래 보유하다 보니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22년도 관리처분을 예상한다. 입주하려면 최소 26년 아마도 20년 보유해 할 애증의 물건이면서 가장 효도 물건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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