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는 급격하게 오르고 있고 미국 달러에 대한 빅 스텝 정책으로 인해 국내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경제는 갑자기 위축되면서 실물 자산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도 무한정 오를 것만 같았던 기세는 한 풀 꺾여 이제는 하락의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시세 하락이 보이는 것들이 호재로 인해서 가파르게 상승했던 아파트들이다. 광명, 평촌, 인덕원 등 교통 호재 및 재건축 등으로 인해 묻지 마 투자로 인해 입지에 비해 급격히 상승했던 지역들이다. 사람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GTX가 들어설 것 같은 마음으로, 당장이라도 재건축이 될 것 같은 심정으로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 부푼 꿈을 안고 투자를 한 것이다. 이는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더욱 상승할 수 있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더 없는 낙폭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할 때 호재를 좋아한다. 초보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호재 관련 기사만 나오면 사람들은 열광을 한다. 그리고 신문에서 이런 뉴스가 나오면 벌 때처럼 투자자들이 모여든다.
호재만 전문으로 다루는 부동산 강의도 굉장히 많이 있다. 고액의 수강료지만 몇 초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나는 초보 시절에 강의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듣지 않는다. 과거 몇 년 전에 서울시내 호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명한 강사가 있다고 해서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 일반 강의보다 2배는 비쌌지만 금세 마감이 되었다. 강의장은 100여 명의 수강생들로 가득 찼다.
사람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으며 하나라도 개발 호재를 더 알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수강생들이 열기로 교실은 뜨거웠다.
서울시내 개발 호재에 대해 권역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주었다. 나름 투자 상식을 배운다는 관점에서는 나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초보 수강생들은 강사가 알려준 호재 지역의 물건들을 사고 싶어 안달이 나는 느낌이었다.
빨리 현장으로 달려가 계약금을 쏠 기세였다.
부동산 투자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호재라는 뉴스는 강의 듣는 사람들은 새롭지만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지나간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미 그 호재는 시세에 반영이 되어 있다. 즉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 물론 해당 부동산 업자들은 그래도 먹을 것이 있다며 매수를 유도하지만 그런 지역의 물건들은 거액의 투자금을 태워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는 수업을 다 듣고서 느끼는 것이 있다. 서울시 개발 호재에 대해서는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었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4주간의 수 많은 호재 중에서 내가 살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에 비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근 호재가 없는 바로 다음 역을 공략하는 것이 훨씬 수익률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강의도 일종의 '지식 습득을 위한 강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업을 듣는 초보 수강생들은 그 강사를 신처럼 모시면서 추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강사의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다 믿을 기세였다.
한 번은 수업이 끝나고 뒤풀이가 있어서 그 강사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나의 투자 경력을 물어보면서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물어보았다. 저는 호재는 없지만 역세권 25평 위주로 투자를 했다고 하면서 특정 아파트를 이야기했다.
그 강사는 그곳은 이미 투자자들이 들어간 곳이라며 투자자들이 빠지기 전에 빨리 매도를 해야 한다며, 호재도 없다면서 빨리 팔 것을 종용했다.
그분은 진심으로 나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나는 아~그래요. 맞장구를 쳐주고 맥주만 마셨다.
(이 강사는 참고로 2014년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하시냐고 물어보았다.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부동산을 모두 매도해서 주식에 올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투자한 종목이 앞으로 투자가치가 높으니 꼭 투자를 하라고 주식 추천까지 해주었다.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 이론만으로 강의하는 강사인 것이다.
나는 팔라고 했던 아파트를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다.
당시에 팔라고 했던 아파트는 시세가 3.5억 정도였다. 현재는 9억에 육박했다. 나는 매입할 때도 호재를 바라보고 산 것이 아니라 그저 역에서 가깝고 투자금이 작게 들어가고 저평가라고 생각해서 매입했던 것이 전부였다.
나는 대부분이 호재보다는 입지가 좋은 곳에 투자를 했다.
아파트가 안 좋아도,
단지가 작아도 역세권 위주로 투자를 했다.
그러면서 가끔씩 호재가 낀 물건들과 내 물건들을 비교를 많이 해보았다. 예를 들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플랭카드를 붙이자마자 갑자기 호가가 뛴다.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인근 동네 사람들도 혹해서 사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로 될 것 같은 뜨거운 열기는 사라진다. 특히나 지금처럼 경제가 침체로 접어든다는 뉴스가 나오면 더욱더 이런 열기는 급격히 차가워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호재가 있는 물건보다 입지가 좋은 물건들이 실수요에 의해 상승을 하게 된다.
뉴스나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특정 물건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할 때 호재 관련 내용을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일반 사람들은 바로 혹한다. 바로 사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긴다. 자연스럽게 가격은 오르고 거품이 끼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현되려면 아마도 오늘 들었다면 향후 10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10년을 버틸 능력이 있으면 호재를 사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호재를 보지 말고 입지만 바라보고 저평가인지 아닌 지만을 판단해라.
호재는 투자에 있어 그저 따라오는 액세서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이 오랫동안 당신을 건강한 투자가로 살아남게 해줄 것이다.
PS.
나도 과거 흑석 뉴타운 빌라를 호재만 바라보고 샀었다.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아도 좋아했다 엄청난 대출을 일으켜서... 개발되면 그래도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팔려도 해도 절대 내가 산 가격으로 팔리지 않았고 반강제적으로 장기 투자를 하게 됐으며 12년 이상을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나는 이로 인해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이 물건은 새아파트로 변신하지 못하고 빌라로 남아 있다. 나는 이 물건으로 인해 7~8년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물론 결론은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를 지었지만...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