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심 차게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아내에게 선포하고 나름 평일에는 밤늦게까지 물건 분석하고 주말에는 임장하고 매주 장모님 찬스 써가면서 법원 입찰을 할 때였다.
매번 법원에서 패찰을 거듭했었고 1년이 지나면서 거의 낙찰가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씩 낙찰이 되었다. 낙찰이 되어도 시장이 계속해서 침체하고 있었기에 단기 매도는 거의 불가능했다.
투자를 잘한다는 사람들은 시세차익형 투자보다는 월세 세팅에 주력하였고 상가나 오피스텔 위주, 월세 나오는 다가구, 원룸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나 또한 월세 투자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래도 시세차익형 아파트 투자를 선호했다.
3~4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 아파트 개수가 꽤 많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이 점점 더 하락하는 국면으로 떨어졌고 매도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서울에 아파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지만 거의 오르지 않고 상태라 전세가 꽉 차 빈 껍데기 집처럼 느껴졌고 이를 보다 못한 아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에게
우리는 도대체 언제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는 거냐고 울먹이면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제 아이도 초등학교 들어가야 하는데 언제까지 더 참아야 하는 거야?
"제발 평범하게 살자."
"우리가 어떻게 부자가 된다는 거야?"
"평범하게 사는 것도 힘든데."
"부자가 되는 게 우리에게 가당키나 해?"
설상가상으로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장모님이 둘째 아이를 봐주시다. 집에 오는 언덕배기 골목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것이 힘들어졌다.
나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서울에 보유한 아파트와 빌라를 팔기 시작했다.
어떤 것은 거의 매입가 그대로 팔았고 어떤 것은 그나마 3~4천만 원 남아서 팔았다.
안타깝게도 열심히 투자해서 4~5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부동산 하락기에 투자한 내 자산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아니 물가 대비 떨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2014년도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와 빌라를 모두 정리했다.
그리고 용인에 70% 대출을 일으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거의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고 회사만 다녔다.
2년이 흐른 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폭등을 하였으며 내가 매도한 아파트 상승 폭이 거의 7~8억이 되었다.
나는 겨우 7~8천만 원을 4~5년 동안 밖에 벌지 못했는데 채 2년이 지나지 않아서 폭등을 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 나는 아내와 가족들을 내심 원망했었다.
그걸 못 참아서 아이 초등학교를 아파트에서 보내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렇게 빨리 팔라고 했을까?
어휴~~ 매일 퇴근 후 술로서 달랬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 빼고 모두 행복해 보였다.
아내는 30평형 인테리어가 잘 된 집에서 출퇴근 10 분 거리니까 좋고 아이들은 초품아 학교를 다니니까 좋아했다.
대신 나는 서울로 출근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나의 자산은 대출 많은 아파트한 채와 서울 빌라 몇 채 밖에 가진 것이 없었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부동산 투자는 혼자 할 수 없다. 배우자와 함께 해야 한다. 투자를 함께 해야 하는 의미는 함께 임장을 하고 공부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함께 하면 좋다. 하지만 한 사람이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되면 나머지 한 사람은 오롯이 투자로 인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에 대해 고생을 함께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배우자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것이 상승장일 때는 부동산 투자는 서로 즐겁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하락기로 접어들 때이다. 투자자 본인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이 나의 결심을 가만두지 않는다.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나의 의지 또한 희미해지고 배우자는 거기에 기름을 붓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배우자와 함께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설사 혼자 하더라도 그 투자 마인드를 함께 공유하지 않으면 이런 하락기에는 정말 버티기 쉽지 않다.
그래서 과거 부동산 투자를 잘하는 선배들이 배우자에게 매도를 할 때마다 또는 기념일에 비싼 좋은 선물을 해주어서 고통의 감내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 마저 잘 하지 못하고
"매일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아껴."
"이것도 못 참아."
이런 말만 배우자에게 해서 투자를 실패한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투자는 배우자의 지지가 없으면 지금처럼 하락기에는 버티기는 쉽지 않다.
나처럼 매도 후 배우자와 가족을 원망하지 않기 위해 배우자의 지지를 받고 버틸 수 있는 좋은 인센티브를 생각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