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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Mar 27. 2023

수면제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최근에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기는 한동안 어렵다는 생각들을 사람들이 많이 한다.


최근 몇 년 전만 해도 하루 자고 일어나면 부동산 시세가 오르는 것을 보고 너무나 좋아했는데 요즘은 하루 자고 나면 계속 떨어지는 급매들이 속출하면서 빨리 팔아야겠다는 조급한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이런 낙폭이 큰 시기에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지인의 주식 투자 사례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친구들은 20년 이상 오래된 친구이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며 나름 주식투자와 종목에 대한 분석에 일가견이 있다. 시세 흐름 예측 능력이 나름 탁월하며 저평가 종목을 잘 판단하는 친구이다. 그러다 보니 데이트레이딩(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아침에 사서 저녁에 파는 것을 거의 습관화한다.

가끔씩 통화를 하다 보면 오늘은 몇 백 벌었어.

오늘은 작게 벌었네.

할 정도로 주식 투자를 전문가 수준급으로 하는 친구이다.

가끔씩 나도 주식이 궁금할 때면 자주 물어보곤 한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주식투자를 잘 모르고 약간 둔한 친구이다.

걸음걸이도 보면 느리고 말투도 느리다.

뭐 하나 잘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 친구이다.

내가 어떤 기업의 투자 가치에 대해 물어보아도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글쎄?"

신뢰가 가지 않는 스타일이다.

"내가 물어보는 내가 바보지 "

할 정도이다.


하루는 이 두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할 때가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주식 이야기가 화두가 되었다.

너 요즘 주식 어때?

돈 좀 벌었냐? 매일 너는 나한테 전화해서 자랑했잖아.

요즘 주식 시장이 안 좋잖아.

그래도 마이너스는 아니야.

한 10프로 정도는 돼.

오 그래도 이런 시기에 안 까먹는 게 어디야.

대단하다.

그 친구가 으쓱해 하며 술 한 잔을 들이켰다.

나는 두 번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너 아직도 주식하냐?

나는 솔직히 물어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의상 물어보았다.

응... 조금씩 하고 있어(특유의 약간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한다.)

수익률은 안 좋겠네..

응 잘 몰라.

잘 안 봐.

한번 봐봐

글쎄 안 본 지 꽤 오래돼서.

너는 주식한다는 놈이 수익률 체크도 안 하니?

너는 그래서 안되는 거야 임마

어떻게 기본 상식이 안 되어 있니

어... 그런가?

한번 보자.


그리고 그 친구가 영웅문 앱을 로그인하려고 한다.

하지만 한참을 머뭇거린다. 로그인 아이뒤와 패스워드를 까먹은 것이다.

메모장을 열심히 찾더니만 겨우 어떻게 해서 로그인을 한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수익률이 200프로가 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리고 금액이 꽤 컸다.

너 왜 이렇게 돈이 많아.

언제 투자한 거야?

응...?

지난번에 코로나 터졌을 때 인센티브 받은 거랑 적금 부은 거 넣어두었지.

그리고?

러시아 전쟁 날 때 주식이 대거 떨어졌을 때

그때 좀 사놨지

뭐야?

너. 주식 모른다며.

응 나 잘 몰라.

네가 산 종목은 어떻게 샀어?

신문에서 지금 위기에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것들을 산 건데

왜 샀는데?


언젠가는 코로나가 끝나면 회복되겠지라고 생각한 거야?

근데 이렇게 많이 투자하고 수익률 체크도 안 하니?

자꾸 보면 조금 오르면 팔고 싶어질까 봐.

아예 안 보려고 해.

실제로 체크하는 것도 까먹었어.

사실 회사일도 바쁘기도 하고...

나는 그 친구에게 네가 돈 벌었으니까 술사라고 떠밀었다.

그 친구는 팔지도 않았는데 돈 번 것이 아니잖아.

그럼 안 팔 거야?

글쎄 당분간은...

그렇게 우리는 그 친구 수익률에 감탄하며 즐겁게 술을 먹고

마지막에 그 친구가 결국 술값을 계산했다.


나는 솔직히 주식을 잘 모르지만 그 친구를 보면서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부동산 투자로 성공한 사람 중에 한 명이 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 수도권 아파트에서 한참 오를 때 재미를 봤고 규제를 피해 지방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가 물려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성공적인 투자자로 알려져 수강생들이 대거 몰렸고 지방투자 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해 자칫하다가는 경매로 넘어가야 할 상황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부동산도 사고팔고 잘하는 사람이 돈을 잘 벌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안은 경우를 10여 년 이상 있다 보니 많이 경험하게 된다.

둔해 보이는 그 친구가 오히려 주식을 잘 모르는 것 같지만 투자의 본질을 이미 꽤 뚫고 있는 것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투자의 본질은 똑같다.

쌀때 산다. 그리고 그냥 잊어 버린다.


주식을 사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고 자라.

10년 뒤에 깨어나 보면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_앙드레 코스톨라니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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