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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Apr 18. 2023

영끌 투자 후배 이야기

영끌 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끌이라 함은 흔히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를 한다는 말로 최대한 빛을 내서 투자를 투자를 한다는 의미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유행했다. 한참 부동산이 상승할 때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집을 사지 못할 것 같은 조바심으로 영혼까지 모아서 투자를 한다는 의미로 한참 유행했던 신조어이다.


최근에 금리가 폭등하면서 저금리에 무리하게 많은 대출을 했던 사람들의 비명이 쏟아지면서 영끌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집값은 연일 폭등을 하고 있었기에 너도나도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려했지만 현재는 분위기는 완전히 180도 변한 상황에서 그들의 아우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 언론에서 영끌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고 나 또한 이에 공감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영끌투자가 마냥 안좋다고 할 수는 없다. 과거 나도 부동산 상승 초입에 영끌투자를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누구에게나 영끌투자를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투자역량이 다르고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영끌투자'가 좋다 안 좋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지인 중에 한 명이 영끌 투자한 사례를 소개해 볼까 한다.

2년 전에 함께 일을 같이 한 후배가 결혼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투자해 준 신축빌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이 친구는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지만 부모님이 부동산을 운영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수혜를 보게 되었다.


사준 빌라가 1억이 올랐다며 나에게 자랑을 했다. 두 부부가 디자이너다 보니까 인테리어도 멋있게 했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나는 이 빌라를 팔고 부모님이 다른 빌라로 갈아탈 예정이라는 것이다. 빌라에 사는 것에 굉장히 만족해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이 친구에게 축하한다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빌라 투자보다는 아파트에서 살아 보는 것은 어때?

빌라 1억 오를 때 아파트는 3~4억씩 오르니까 같은 투자금이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더군다나 지금 네가 살고 있는 곳은 4층인데 엘베도 없잖아. 그리고 아이도 태어날 텐데. 4층에 유모차 가지고 올라가는 것 괜찮겠어


괜찮아요. 저는..

아니 너 말고 와이프 아이 없고 유모차 들고 4층 오르락내리락 괜찮겠냐고?

순간 얼굴이 한데 맞은 느낌이다.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요. 그리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즈음에 지금 살고 있는 빌라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며 불안해했다. 빨리 아파트를 사야 하는데 ...

나는 그러지 말고 지금 시세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고 복비를 두 배로 주는 것으로 인근 부동산에 전화를 돌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친구는 어떻게 그렇게 싸게 내놓을 수 있냐고 하면서 그리고 복비를 왜 두 배로 주냐며 이해를 못 표정이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가갔다.

집이 안 팔린다며 다시 내게 하소연을 했다.

내가 하란 대로 했어?

아니요.

너 아파트 사기 힘들겠다. 지금 아파트값이 이렇게 오르고 있는데

몇 천만 원 싸게 내놓는 것 무서워하다가 몇억 비싸게 아파트 살 수 있다.

실제로 그랬다.

이 친구는 그렇게 4~5개월 동안 그렇게 시간을 조금씩 시세를 낮추다가 결국 처음 대비 6천만 원을 싸게 해서 팔렸다.

그리고 원래 이 친구가 사려고 했던 아파트는 그동안 2억이 올랐다.


당시에 나는 빌라가 팔리기 전에 사고 싶은 아파트를 건 계약하라고 조언을 했지만 어떻게 지금 집이 팔리지도 않았는데 살 수가 있냐며 불안해했고 그 조언이 있고 난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사고자 하는 아파트는 2억이 올랐다.

이 후배는 겨우 빌라를 팔고 사고자 하는 재건축 아파트의 25평이 너무 올라서 어쩔 수 없이 15평형 작은 아파트를 매수했다.

시세는 8.2억(자기 자본 4억 대출 4.2억)

인테리어를 풀로 하고 이사를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억이 올랐다며 그래도 올라서 너무 기쁘다며 고마워했다. 하지만 25평, 30평은 그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며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이 친구는 그렇게 2년을 살면서 년 년 생으로 아이 둘이 태어나서 나름 행복한 신혼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하루는 나에게 찾아와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사를 가야겠어요.

지금 집값이 많이 떨어졌으니 지금 갈아탈 절호의 기회인 것 같아요.

내가 원래 사려고 했던 25평이 많이 떨어졌어요.

얼마인데?

11억이요

너 돈 있어?

아니요 대출 좀 더 내서 큰 평수로 갈려고요.

괜찮겠어?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야?

지금 사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안사면 평생 작은 집에서 살면서 재건축 날만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조금 힘들겠지만 무리해서 큰 평수로 이사 가는 것이 나쁘지 않지.


그래 좀 알아봤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지금 재건축 25평을 사느냐? 신축 25평을 사느냐로 고민 중이에요

시세는 비슷해서요

선배님은 어떤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미래에 더 새 아파트의 넓은 평수를 위해 지금 몸테크를 할 건지

아니면 지금 편안하게 살 건지의 문제가 아닐까?

그건 네가 결정해야지?

몇 주가 지났다.

현재 살고 있는 소형 재건축 아파트가 드디어 팔렸어요.

얼마에?

7.9억에요

8.5억 사서 인테리어까지 비용 포함하고 취등록 세 하면 거의 마이너스 1억 정도 손해 보고 팔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뭘 샀는데?

신축 25평 11억에 샀어요.

층이 30층이라 전망도 좋고 구조도 좋아 대만족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와이프가 좋아한다며 만족해했다.

그럼 추가로 대출도 받아야겠네.

3억 정도 더 받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럼 7억 대출인데

괜찮겠어?

맞벌이니까 견뎌야죠 뭐 별수 있어요.

음....

그래 암튼 축하한다.


나는 이 친구를 보면서 솔직히 영끌 투자를 잘했다. 못했다 판단은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친구도 분명 신축이 구축보다 더 많이 오르는 것을 보았고 작은 평형보다 큰 평형이 더 많이 상승하는 것도 보았기에 앞으로 이 친구가 선택한 것이 잘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고금리 상황에서도 부동산이 비관론적일 때 투자를 하는 과감성은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엄청난 이자를 감내하면서 부동산 비수기를 버티는 시간은 아름다운 전망 뷰와는 다르게 다소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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