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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May 12. 2023

전업 투자

전업으로 투자를 고민하고 있어요.

전업으로 투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친척 중에 20대 사회 초년생인 조카가 전화가 왔다.

삼촌 잘 지내요?

응, 그럼 잘 지내지.

너는 잘 지내니? 회사는 잘 다니고 있어?

요즘 회사 선배들 때문에 회사 다니기 힘들어요.

월급도 적고 이렇게 돈 버는 게 힘든 줄 몰랐어요

대학교 때는 그렇게 취업한 선배가 부럽던데 막상 취업하고 일을 해보니까 만만치 않네요.

요즘은 회사를 그만둘까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에요..


그럼 뭐 하게?

나도 삼촌처럼 부동산 투자를 해볼까? 생각 중인데 지금처럼 부동산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것 같고 금리도 높아서 대출해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버겁고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2~3년 전만 해도 괜찮았는데 그때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것저것 생각들이 많네요

정말 지금 부동산 투자를 해도 괜찮을까요?

나는 한참을 조카의 푸념을 듣기만 했다.

그리고 내가 말을 이어 갔다.


네가 회사를 관두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다면 절대 반대!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시작을 하는 것은 OK !


응?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라는 거야? 하지 말라는 거야?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하면 오히려 투자에 집중을 못 하는 것 아니에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회사를 다니면서 하면 오히려 힘들 것 같고 그만큼 더디게 성공하는 것 아닌가요?


음... 그건 말이야.

네가 수영도 전혀 할 줄 모르는데 의욕만 앞서서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을 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야.

심지어 잔잔한 파도도 아니고 지금처럼 네가 말했듯이 여러 가지 투자 환경이 안 좋은 상황에 뛰어들어 살아남아 보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

네가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니?

아니 얼마나 버틸 수 있겠니?

공부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니?

아니 나는 바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거야.

아무래도 회사 다니면서 부동산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지.

그냥 본격적으로 부동산에만 몰입하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지.


너 말도 일리는 있어.

그런데 얼마나 공부를 하고 어느 정도면 회사를 안 다니고 먹고 살 만큼 투자 수익이 나올 수 있을까?

글쎄... 한 일이 년이면 되지 않을까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럼 3년? 유튜브 보니까 3년만 열심히 하면 부자 될 수 있다고 하던데.

아니야?

그건 진짜 진짜 잘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그런 사람은 시기를 잘 만나 상승장 초입에 시작한 2014~5년인 거고

그때 아마도 시작했으면 쉽게 돈을 벌었겠지.

그런데 만약 지금 시기가 2009년이라고 하면 어떨까?

2009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데요?

2007년에 부동산이 최고점을 찍었어.


모든 직장인들이 너도 나도 부동산에 뛰어들었었지. 많은 사람들이 회사 다니는 것보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큰돈을 빠르게 벌 수 있다고 생각했어. 실제로 나도 그 즈음에 부동사 투자를 시작했어. 나 또한 부동산 투자를 주변 사람들이 돈 벌었다는 이야기를 보고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어.

그리고 다양한 투자 공부를 시작했어. 그리고 공부하면서 많은 투자 친구들을 만나게 됐지.

그중에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2~3년에 꼭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나는 실제로 그들처럼 열심히는 할 수 없었지. 회사도 다녀야 했기 때문이야.

실제로 전업으로 투자를 하는 친구들이 성과가 나보다 훨씬 좋았어.

내가 한 달에 법원에 3~4번 갈 때 그 친구들은 일주일에 3~4번 갔으니까.

입장 또한 마찬가지겠지. 그들은 매일같이 임장을 했지.

나는 그들을 보면서 내가 뒤처지고 있구나 생각을 했지.

나 또한 심각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진 거야.

미국에서 터진 리먼 사태가 우리 경제와 직접 연관이 있을까? 나는 의아해했어. 실제로 나는 당시에 세계경제와 국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랐고 그저 싸게 경매로 낙찰받아서 바로 팔면 금방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갑자기 미국 부동산이 급락하고 여파로 한국도 동반 하락하기 시작한 거야. 솔직히 나는 이것이 금방 회복되겠지 굉장히 낙관적으로 생각을 했어. 주변 동기들도 마찬가지였어.

그런데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더욱더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는 거야.

그러면서 도전적으로 전업투자 친구들 중에 단타를 생각하고 투자했던 물건들이 급락하면서 수익실현이 안되면서 묶이게 되었어. 거기에 현금흐름이 없다 보니 생활고도 힘들어졌어.

그렇게 한 명 두 명씩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지는 친구들은 투자를 포기하고 원래 하던 일을 찾아 다시 회사로 들어갔어.

그리고 그들은 아예 부동산 투자를 아예 쳐다보지 않더라고

그렇게 열심히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친구들이 말이야.

아무리 열정이 커도 경기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버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거야.


그런데 삼촌은 어떻게 버텼어?

나는 당시에 전업을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동산 투자에 올인한다는 것은 생활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쉽지 않겠다고 생각을 한 거야.

그래서 나는 너무 열심히 하는 대신에 매일 한 시간 정도 물건 분석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입찰하고 필요하면 장모님이 대신 입찰하는 것을 활용했지.

그렇게 회사일과 투자를 병행을 함께 한 거야.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하다 보니 당연히 생계와 현금흐름의 여유가 있잖아.

그래서 나는 수익형보다 시세차익형에 차근차근 투자를 할 수 있었어.

반대로 전업투자를 하는 친구들은 생계를 위해 매월 수익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수익형에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 더군다나 부동산 비수기가 투자를 시작한 시점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라고 보면 거의 7년이니까 그 긴 기간을 버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거지.

지금 네가 전업으로 투자를 의욕적으로 시작했는데 이 비수기가 바로 회복되지 않고 3~4년을 간다면 버틸 수 있겠니?

아마도 1년을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을 거야.

경매를 배워서 단타로 몇 배 시세차익을 매월 3~4개씩 한다고 하면 월급 정도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정말 이론일 뿐이야.


사는 것은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지만 파는 것은 내 마음대로 팔 수가 없어.

특히나 지금처럼 부동산이 침체되어 있을 때는 말이지.

그렇다고 지금 침체기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야.

오히려 지금 같은 상황이 오히려 냉철하게 시장을 분석하기 쉽지.

조금 더 비관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리스크를 더욱 줄 일 수 있는 거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말이야.

나는 지금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

하지만 투자에 올인하는 것은 반대라는 이야기야.

세상에 투자로 단 기간에 성공한다는 것은 없어.

유튜브나 책이나 강사들이 말하는 것은 거의 확률적으로 거의 희박해.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결국 엉덩이 싸움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회사를 다니면서 투자를 하는 거야.


그리고 하나 더 회사를 다니면 투자를 하다 보면 레버리즈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주택 담보 대출이 안될 때는 때로는 신용대출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때 직장인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력한 힘이 돼지.

회사를 다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서 대출은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는 것도 명심해.

아~하 그렇네요.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나중에 투자를 오래 해서 어느 정도 수익이 나온 후에 해도 늦지 않아.

삼촌 봐봐 아직도 회사를 다니고 있잖아.

그렇네요. 고마워요.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한 후 나는 전화를 끊었다.

내 조카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과거 내가 부동산 투자를 했을 때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욕적으로 투자를 하려고 빼곡히 강의실을 메웠었다. 그리고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사람은 글쎄 몇 명이나 있을까?

7여 년의 부동산 침체기를 열정으로만 버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처럼 부동산 침체기에 투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시기이다.

냉철하게 저평가 물건을 볼 수 있는 좋은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전업으로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리스크가 높다.

부동산 투자는 최대한 냉정한 마음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직장인이라는 장점은 그 어느 것보다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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