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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Jun 09. 2023

그릇


나의 투자 그릇은 과연 얼마나 큰가?


당신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니면 투자를 하면서 현재까지 얼마의 자산을 모았는가?

사람마다 평생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목표하는 금액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 근거 없이 노년에는 10억을 있을 거야?

아니야 30억? 50억?

이렇게 허황돼 보이는 목표를 잡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가 과거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서 모았던 재산을 생각하면 은퇴할 때 즈음이면 이 정도는 되겠구나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인 나의 은퇴 자금이 맞을 것이다.


과연 직장인인 당신은 현재까지 얼마를 모았고 앞으로 은퇴까지 한다면 얼마까지 모을 수 있을까?

과거 내가 회사 생활 5년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이런 고민을 했었다.

당시에 5년 동안 열심히 모아 보니 1억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물론 총각 때였었고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이 정도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도 월급만으로 이 정도 수준으로 모은다고 생각하면 10년이면 2억 30년이면 6억이다. 내가 60이 될 때 나의 자산은 6억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6억으로 60세 이후 노년을 살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리고 회사만 다녀서는 내 노후는 절대 보장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부동산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에 부동산 투자 카페 중에 유명한 카페가 있었다.

그 카페 이름이 텐인텐이다.

즉 투자를 하고 10년 안에 10억을 모은다는 목표로 만들어지는 투자 카페였다.

나는 이 카페 이름을 듣고 솔직히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어떻게 10년에 10억을 모을 수 있지?

이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설사 10억을 모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특별한 사람이겠지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뭘 잘 할 수 있겠어?

하지만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나름 내 뇌를 새뇌시켜서 투자를 시작하고 막연하나마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투자 세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뇌를 세뇌시키면서 시작한 투자는 실전을 부딪히면서 철저하게 깨지기 시작했다.

누구는 단타로 몇천만 원 벌었데.

누구는 몇 시간 만에 바로 낙찰받아서 바로 매수자가 나와서 몇 백을 벌었데.

등등 성공체험자들의 글들을 읽을 수 있었지만 나와는 별개였다.

2~3년을 열심히 했는데도 낙찰을 받고 매도로 이어져서 실제 수익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5년 차가 돼서야 겨우 7~8천만 원의 수익을 만들었다.

그때 생각했다.

나의 그릇은 5년에 1억이 채 되지 않는구나.

그나마 그렇게라도 수익을 냈으니 손해 본 사람에 비하면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매도 후 1~2년 후에 내가 매도한 물건들이 2~3억씩 올랐다.

만약에 팔지 않았다면 10억 이상의 차익을 만들었을 텐데.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나의 투자 그릇은 고작 1억도 안되는 거였구나 생각을 했다.


10년에 10억을 번다는 것은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10억을 버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이 아닌 진짜 부자들을..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은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안 좋은 입지의 좋은 물건보다는 좋은 입지에 안 좋아 보이는 물건을 사서 오래 보관하는 것이었다.

당시에 투자 동기들은 지방의 신규 분양 아파트를 투자를 할 때 나는 강남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주변의 낡은 아파트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대한 오래 보유하자는 전략으로 4년 8년 임대 사업으로 묶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팔지 않고 모으는 전략으로 꾸준히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열심히 매입하고 시간을 기다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내가 매입한 물건들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한편으로 다시 생각했다.

나의 그릇은 이 정도인가?

나는 역시 투자를 잘 못하는가?

이런 자책감을 다시 갖게 된다.

아~ 나는 투자랑 맞지 않나?


그렇게 12월 연말을 그렇게 쓸쓸히 혼술 하면서 나의 투자를 비관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새해가 되면서 말도 안 되게 분위기가 급반전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한 두 달 사이에 호가가 1억 이상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나의 순자산은 10억이 상승했다.

그리고 2년이 흘렀을 때는 30억 이상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 기간은 투자를 시작하고 채 10년이 되지 않은 때였다. 정확히 말하면 8년이 됐을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10년이 되던 즈음해서 50억을 넘기 시작했다.

정말 10년에 10억을 목표로 했던 투자가 그 목표에 5배가 되었다.

심지어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100억에 육박해 있었다.

나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나? 정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불어난 자산에 심취되어 있었다.

나는 대단한 투자자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투자 그릇은 100억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분도 잠시였다.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서 나의 자산 가치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반 토막이 났으며 지금은 아예 계산도 하기 싫어질 정도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나의 그릇이 100억의 그릇이 만들어진 줄 착각을 했다.

하지만 나에게 그렇게 큰돈을 주기에는 아직 내 그릇이 그 정도로 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 정도를 감당하기에는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과연 나의 그릇은 어느 정도이고 나는 평생에 얼마 정도의 그릇을 만들 수 있을까?

다시 투자를 처음 시작을 했을 초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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