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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Jun 13. 2023

몸테크

바선생 이야기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

부동산 투자 지식을 많이 쌓는 것?

열심히 임장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투자 스킬과 현장을 공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은 실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지식에 불과하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투자금을 만드는 것이 어찌 보면 투자의 첫걸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시드머니를 만드는 것도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취업을 하면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생기게 되면 당장 살집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투자를 하고 싶어 하지만 당장 실거주에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투자를 포기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를 하라고 하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이


돈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하니?


그렇다. 돈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음에도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대출을 일으켜서 했을까?

물론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보면 내가 사는 집에 돈을 최소화로 묶이게 했다.

즉 전세 살집을 월세로 돌리거나 아파트에 사는 대신에 빌라에서 사는 것을 서슴없이 했다.

나 또한 7년 동안 15평 빌라에 살면서 깔고 있는 돈을 최소화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곳에서 7년을 살 수 있어요?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빌라 15평에 사는 것이 살다 보면 살아지게 된다.

나는 아파트에서 살아보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평생을 청결한 아파트에서 살아온 사람이 빌라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더욱 치명적이다.

유모차를 끌고 엘리베이터 없는 곳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뭐 이런 것은 봐줄 만한다.

한 번은 잠을 자고 있는데 푸드득 소리가 나서 보니 벽에 새로 보이는 것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해서 가까이 가서 보니 미국 대왕 바퀴벌레였다.

정말 손바닥 만했다.

나는 부랴부랴 바퀴벌레 약을 뿌려보았지만 쉽게 죽지 않았다.

슬리퍼를 이용해 겨우 때려잡았고 그 잔해는 어마어마했다.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꼽등이, 지네, 신발이 이런 것들과 사는 것은 다반사다.

그만큼 몸 테크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견뎌야 할 것들이 많다.

나는 그렇다 치지만 아파트에만 살아온 아내를 설득해서 산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돈이 많으면 멋진 집에서 살면서 여윳돈으로 투자를 하면 좋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이런 힘든 과정도 견뎌 내야 한다.



회사 후배가 최근에 재건축 투자를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몇 군데 알아보던 중 나는 거래 허가 구역을 추천해 주었다.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고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서울의 49층의 아파트의 신축 아파트로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 친구는 나의 의견을 듣고 몇 번의 임장을 통해서 가족들과 상의해서 나름 마음을 정했다.

문제는 이곳이 거래 허가 구역이라 실거주를 해야 한다.

그래도 마음을 먹었기에 낡은 아파트에서 몸 테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파트 균열로 비가 오면 베란다에서 물이 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상수관이 부식돼서 녹물이 나온다는 것

주차도 2중으로 해야 한다는 것 등...

모두 다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가 정말로 실행을 할 것 같아. 굉장히 대견해 했다.

하지만 최근에 이야기를 했다.

이사 가는 것은 잘 돼가?

아니요?

왜?

포기했어요.

뭣 때문에?

바퀴벌레가 너무 많데요.

그것도 대왕 바퀴벌레가..

다른 것은 다 견딜 수 있는데

'바선생님'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실내는 어떻게 모기장을 새로 설치한다고 해도 복도나 공원에 엄청 많데요.

바선생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어떻게 2년 만이라도 참아 보지 그래?

그리고 2년 뒤에 전세 놓고 나가면 되잖아?

아니요 그건 도저히 안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친구는 한 달여를 고민했던 그 지역을 포기했다.

이 친구는 어릴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살다 보니 이런 곳에서 몸 테크를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몸 테크도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돈이 없는 직장인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좁은 곳, 낡은 곳에서 버틴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나 혼자가 아닌 아이들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내가 아는 지인은 젊었을 때 정말 징그럽게 이사를 많이 다녔다.

특정 지역에 투자를 하기 위해 아예 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가서 8평짜리 오피스텔이나 반지하에서 산다.

그리고 그 지역을 수시로 돌아다닌다.

물론 재개발 지역도 그런 식으로 실거주로 들어가서 몸 테크를 통해 투자를 했다.

아마도 그 친구가 가능했던 것은 젊었고 혼자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법한 부자가 되었고 셀럽이 되었다.


돈이 없는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 있어 '몸 테크'는 어쩌면 기본이다. 하지만 이것을 너무 늦은 나이에 하기는 쉽지 않다. 몸 테크도 때가 있다. 최대한 젊을 때 해야 한다. 혼자일 때 해야 한다.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성장하면 쉽지 않다.

그 후배도 40 중반이 돼가는 나이에 막상 몸 테크를 하려니 쉽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자녀가 한참 크고 있기에 결단을 내리기는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바 선생'때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새 아파트에 살다가 그런 곳에서 산다고 생각하니 끔찍했을 것이다.

이사도 작은 데서 큰 곳으로 가는 것은 쉽다.

안 좋은 아파트에서 좋은 아파트로 가는 것은 쉽다.

하지만 반대로 간다는 것은 웬만한 의지가 있지 않고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돈 없는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잘하는 데 있어 몸 테크는 중요하다.

하지만 몸 테크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진정한 몸 테크 투자를 고민한다면 최대한 젊었을 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여러 가지 걸리는 것이 많기에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것이다.



                                              머쉿게 -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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