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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Jun 22. 2023

전업 투자자의 꿈

직장인에서 전업 투자자로


아침에 출근해서 오늘 할 일을 적고 메일을 확인하고 있었다.

평소 친한 후배가 커피 한 잔을 하자고 해서 우리는 1층 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창가에 빗방울이 주르륵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왠지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며 커피를 한잔하면서 친한 후배와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잠깐 해보게 된다.


그래 요즘 회사 생활은 어때?

그냥 뭐 그렇지요.

그럼 잘 다니고 있네

그렇지는 않아요.

요즘같이 일하는 선배 때문에 힘들어 미치겠어요.

왜? 너를 괴롭히니?

아니요. 그건 아닌데 제가 일하는 것 하나하나 가지고 트집을 잡아요

그래 트집을 잡는다고?

혹시 네가 일을 제도 못해서 그런 거 아니니?

아휴 저도 5년 차인데요. 일머리는 이제는 알만한 짬이잖아요.

그렇긴 하지 5년 차이면 웬만한 일을 너 혼자 쳐낼 상황이지.

그런데 왜 그럴까?

글쎄요. 제가 마음에 안 드나 봐요.

하나하나 지적하고 다시 하라하고 정말 회사 다니기 힘들어서 그만두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회사 그만두면 뭐 하게?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고 저도 형처럼 부동산 투자를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지 부동산 투자. 해봐

단 회사를 그만두고 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다니면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시간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요?

음... 그럴 수도 있지.

안 그럴 수도 있고.....

네? 그게 맞다는 건가요? 아니라는 건가요?

둘 다 맞을 수 있는데

안 맞을 수도 있다는 거야.

나는 10년 동안 전업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어.

어떤 사람은 정말 치열하게 하더라.

유명한 강사 수업을 몇 번씩 듣고 매일 물건 검색하고 임장가고 여름에 땡볕에 물병 하나 들고 특정 지역을 정해놓고 부동산이라는 부동산은 다 찾아다니면서 급매와 시세 조사를 한 사람도 있었어.

그런데 그 사람은 채 2년을 버티지 못했어.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때 시작할 때 부동산 침체기로 접어들 때였었지.

아무리 싸게 급매로 샀다고 해도 시세가 더 떨어지는 시기였어.

열심히 투자를 늘렸지만 장기 침체기가 오면서 그 시기를 버티지 못한 거야.

특히나 전업으로 하기에는 가장으로서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는 더욱 컸지.


또 어떤 사람은 침체기에 시세차익보다는 월세수익구조로 투자를 변경했지. 그리고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이나 지방 아파트에 투자를 했어. 나름 월세 수익이 어느 정도 받쳐 주니까 괜찮았어.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 상승기가 오는데도 여전히 수익형 물건만 고집하는 거야.

침체기를 잘 버티면서 나름 과거 다니는 직장의 월급 정도는 세팅을 했지만 더 이상 자산을 불리지 못하고 부동산 수입으로 생활비를 대체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야. 그래서 상승기에 시세차익형으로 전환을 했어야 했는데 그 시기를 못 잡은 거지.

문제는 지금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그 월세수익마저도 반토막이 나오는 상황이 되고 결국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고 회사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거야.

나는 이런 친구들을 너무 많이 봐았어.

초기에 열정으로 전업으로 금방 성공할 것처럼 시작하지만 2~3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간 경우 말이야.


반대로 성공한 사람도 있어.

그 사람은 정말 결혼도 안 하고 10년을 버텼어. 치열하게 했지. 안쓰러울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정말 힘들게 버티면서 마침내 부자가 되었어.

부자가 된 뒤에 결혼을 했지.

40초반 늦은 나이에 지금은 부를 일구고 아이들 키우는 재미에 빠져 있지.

사실 나도 그 형을 보면서 정말 치열하게 산다고 생각했어.

정말 치열하게 부동산 침체기에도 버티고 버티면서 성공했지.

투자 지역을 선정하고 그 지역에 오피스텔을 단기간으로 잡아 그리고 그 지역에 사는 거야.

그렇게 몇 달을 살다 보면 그 지역 전문가가 되는 거지.

그 형이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가족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 나름대로 그런 생각을 했어.

혼자는 버틸 수 있거든.

나도 당시에 전업을 생각을 안 한 거는 아니었는데, 결혼해서 아이도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컸어. 특히 침체기를 전업투자자로 버티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어

가장으로서는 더 그렇지


직장인이라면 다들 전업 부동산 투자를 한 번쯤 생각하지.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부동산 투자도 내가 생각하는 대로 절대로 착착 흘러가지 않아. 항상 변수로 넘쳐나지.

생각해 봐.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부동산이 급격히 떨어질 것을 누가 예상했겠어.

코로나 때도 이렇지 않았는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렇게 전 세계 물가가 요동칠 줄 누가 알았겠어.

미국이 코로나 위기 때도 금리를 계속해서 떨어트렸는데 지금처럼 급격하게 올릴 줄 누가 알았겠어.

사업도 마찬가지만 부동산 투자도 변수가 너무 많아.

변수를 플랜에 감안하지 않고 시작하면 채 1년을 버티기 기 쉽지 않은 거야.

즉 전업으로 한다는 것은 장밋빛 청사진만 바라보고 뛰어드는 건데.

그건 마치 슈퍼맨 영화를 보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어린아이와 똑같은 거겠지.


잘 생각해 봐.

지금 회사일이 힘들다고 당장 때려치우고 부동산 투자를 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를 말이야.

충분히 부동산 투자는 직장을 다니면서 해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아.

조급해 하지 말고 길게 보고 잘 생각해 봐.

이 친구와 나는 그렇게 한참 동안 빗방울이 흐르는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다가 자리로 돌아갔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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