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만 해도 주위에 보면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회사에 가면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내가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시로 내게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었다.
어디를 투자해야 할지?
얼마가 있는데 얼마를 더 모아야 하는지?
어느 지역을 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혹시 요즘 어디에 투자를 하냐? 재개발 이런 물건은 어떻냐? 재건축은? 리모델링은?
등등 너무나 많은 것을 질문을 했다.
어떤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한 2~3년만 공부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서울이 비싸다면 지방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냐?
정말 수시로 찾아와 물어보았던 것 같다.
사람들이 흥분해 있었고 조급해 있었다.
주위에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이라도 나도 시작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가득해 보였다.
그랬던 그런 친구들이 부동산이 갑자기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이런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회사일 외는 관심이 없어졌다.
가끔씩 찾아와서 나에게 물어본다.
요즘 부동산이 많이 떨어졌는데 머쉬님은 괜찮아요?
요즘 집도 안 팔리는 어떻게 매도하실 거예요?
요즘 세금이 엄청 센데 괜찮아요?
요즘 금리가 높은데 버틸만해요?
오히려 나를 걱정하며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것을 다행인 양 나에게 위로하는 듯한 안부를 전한다.
나는 괜찮아요.
엷은 미소로 응대를 할 뿐이다.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를 마치 주식처럼 시장이 뜨거워지면 시작하는 주식 투자 정도로(물론 주식도 그러하지 않는다.) 생각을 하고 있다.
시세가 하락하면 멈춰야 하고 상승하면 그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고수나 전문가도 시세가 상승할지 하락할지 적기의 타이밍에 맞춰서 투자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설사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기꾼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 사람은 필히 조심해라.)
그렇기에 부동산 투자라는 것은 상승과 하락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자만이 결국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 하락장에도 꾸준하게 할 수 있지?
사실 투자를 조금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매수는 하락장에 하는 것이다.
하락장에 매수를 하려면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고서는 웬만한 초보자들은 불안해서 선뜻 투자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락장은 공부를 미친 듯이 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그리고 공부가 됐다면 바겐세일로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하락장에 부동산 공부를 하면 너무 즐겁다. 왜냐하면 거의 반값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동산 사장님도 항상 내 편이다. 매도자를 설득해서 더 깎을 수 있으니 사라는 권유를 많이 한다.
과거 나는 부동 하락장일 때 퇴근 후 임장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부동산에 가면 사장님들이 그렇게 반겼다. 당시에는 거래가 되지 않던 침체기라 방문만 하면 그 지역 브리핑뿐만 아니라 급급매, 급매, RR에 대한 것들에 대 빠짐없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승장에는 부동산 사장님은 사람들이 너무나 찾아오니까 싫어했다. 그리고 물건 자체도 없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를 잘 하려면 혹자는 2~3년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는 그 시기가 언제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승장에는 2~3년 바짝 하면 성공할 수도 있지만 상승장이 꺾이면 투자했던 것들이 시세가 빠지면서 힘들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 2~3년 하는 기간 동안은 거래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이 공포기간에 매수를 한다는 것은 초보자들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의 결정이 될 수 있다.
결국 2~3년으로 시장 상황을 파악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꾸준한 수익을 만들거나 대박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결국 부동산 투자도 모든 업계와 비슷하게 만 시간의 법칙이 존재한다. 즉 10여 년 이상을 꾸준히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조급해 하지 말고 10년을 바라보고 투자할 때 가장 안적적이면서 대박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격이 급해 절대 그렇게 못 기다린다고 할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나도 과거에 여느 대한민국 국민처럼 성격이 급했다. 당장 투자해서 바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했지만 처참히 실패했다. 그래서 중기로 투자를 했다. 이것마저 침체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장기 투자였다. 모든 것을 8년짜리 임대물건으로 묶어 버렸다. 8년의 시간이 올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년이면 벌써 8년 되는 물건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수익이 4~5억씩 상승해 있다. 그리고 8년 장기임대 사업자 물건이어서 양도차익 세금도 저렴하다.
지난 주말에 임장을 갔었다.
요즘 부동산 분위기가 좋다. 시세도 작년 저점 대비 1억 정도씩 상승했다. 그렇다고 당장 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솔직히 더 떨어지기를 기대했다. 더 떨어지면 추가 매수를 심각하게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시세가 떨어져도 좋고 올라도 좋다.
부동산 투자는 조급하면 망한다.
상투적이고 뻔한 말 같지만 멀리 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꾸준함 외에는 답이 없다.
부동산 투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저 사람에게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라는 착각이다. 그리고 엄청난 강의료를 듣는다. 그것도 모자라 중급반, 고급반을 연달아 듣는다. 물론 공부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글쎄? 그 정도의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꾸준한 임장과 시세 분석과 혹한기를 버틸 수 있는 존버정신만 있으면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