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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Oct 13. 2023

지금 한다고?


빈자들은 00 때문에 못한다 하고

부자들은 00덕분에 이겨냈다고 한다.

투자를 하는 데 있어 나에게 딱 맞는 시기, 환경, 여건이 있을까?

직장인들에게 부동산 투자를 하라고 말하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이런 것이다.

요즘 부동산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더 떨어지면 그때 하려고요.

투자를 하고 싶은데 큰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돈이 없어요 돈 더 모으면 그때 하려고요.

요즘 금리가 너무 높아서 너무 부담이 커서 나중에 하려고요.

이번 갑작스러운 부동산 침체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

거봐 내가 뭐랬어 지금 부동산은 거품이라고 했지? 더 떨어질 거야. 더 떨어지면 들어가도 돼.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보고 영끌했던 투자자들을 보면서 거봐 무리한 투자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지 봤지?

직장 잘 다니는 사람 꼬셔서 말도 안 되는 부자 되기 꿈을 꾸게 해놓고 지금 엄청 힘들잖아.

지금 버티기 힘들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빨리 팔아.

당장 학원비, 대출이자, 생활비며 나갈 돈이 많은데 아껴서 부동산 투자를 하라고?

회사일이나 열심히 해.

임장한다고 어디 싸돌아다니지 말고 퇴근하면 빨리 집에 와서 아이들이나 봐.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

어디 부자를 논해?

부자는 아무나 되냐?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최근 2년의 부동산 침체기를 경험하면서 주변 직장인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이 힘든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어느 누구도 이제는 부동산 투자를 잘 권하지 않는 눈치다.

지금은 무리한 투자로 인해 사실 버티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사람은 지방 투자에 묶여서 반강제 장투모드에 들어간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서울에 가장 꼭지에 대출을 무리하게 일으켜 샀는데 매수 후 30프로 이상 빠져서 패닉이 되어 결국 피눈물을 머금고 매도했다는 사람도 있다.

혹시 당신도 이 부류의 사람 중에 한 명이라는 생각을 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투자에 있어 하수 중에 하수일 가능성이 높다.

길거리를 가다가 야바위를 하는 것을 보고 옆 사람이 돈 따는 것을 보고 나도 딸 수 있겠는데 생각을 하고 막무가내로 뛰어드는 사람과 흡사한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하수에서 고수로 가는 길은 솔직히 쉽지는 않다. 나도 10년 넘게 이 바닥에 머물러 있지만 나를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하수를 조금 벗어난 중수 정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야바위 바람잡이가 돈 따는 것을 보고 나도 벌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으로 뛰어들어 막상 시작을 했지만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5년이 지나면서였다.

그전까지는 삽질의 연속이고 막연히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갖은 채 살아왔다.

내가 무언가 투자를 하면 항상 상황은 안 좋았다.

내가 투자한 곳만 계속해서 떨어졌다.

바닥을 4~5년 동안 경험하면서 남는 것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였다.

이 바닥에서 부자가 되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니까 좋은 날도 오고 다시 힘들어지는 날도 오면서 반복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상승기, 하락기를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제는 그런 환경이 익숙하다.

과거에는 힘든 상황을 만나면 나는 안되나 봐 였다면

지금은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어떻게 하면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럼 이제 어떤 투자를 해야지?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작년에 가장 힘들다고 생각할 때 투자를 선택했다. 내가 매수하자 그것이 시세가 됐고 그것보다 더 낮은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 더 기다렸다 사야 했나? 이런 후회가 있었지만 그래도 매수를 한 것에 확신을 가지고 버텼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지금은 매수가보다 1억 정도가 올랐다.

작년에는 분양권을 매수했다. 아무도 미분양이라고 주저할 때 나는 과감히 선택했다. 한동안 미분양 매물이 쏟아졌다.

아~괜히 샀나? 후회가 몰려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벌써 피가 붙어서 거래가 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두려움에 주저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사고를 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를 치고 그 아픔을 버티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결국 그것이 어떤 이론보다 값진 나만의 보물이 된다.

투자를 잘 한다는 것은 어쩌면 00때문에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치고 그 와중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버티는 시련을 겪는 것이 전부다.

부동산 투자가 고수로 가는 길은 좋은 칼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쇠를 망치로 두들기고 다시 찬물로 넣고 다시 뜨겁게 달구는 반복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일련의 작업과 흡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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