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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Oct 25. 2023

빚이 빛이 되다.

사람들은 빚을 싫어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 왔다.


저축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

빚은 패가망신의 지름길


어릴 때 빚으로 투자해서 망해서 경매로 넘어간 사람들의 드라마를 굉장히 자주 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빚을 가지고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빨리 갚아야 할 것 같다는 강박관념이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어릴 때 저축왕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모아서 저축왕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이런 생각은 무의식에 자리 잡아 있다.

열심히 월급을 아껴서 집을 사는 것을 목표로 돈을 아낀다. 하지만 어는 순간 깨닫는다.


돈이 모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엄청 더 빠르다는 것을

열심히 일해서 한푼 두푼 아껴서 열심히 살아온 직장인은 자괴감으로 좌절한다.

내가 이러려고 평생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았나.

최근까지 부동산 상승장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금리가 최저가 되고 부동산이 폭등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저축해서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빚을 내기 시작했다. 어른, 노인, 젊은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빚을 내서 집을 샀다.

그리고 소위'영끌'이라는 단어까지 나타났다.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를 한다는 의미로 집을 사기 위해 안달이 났었다.

그렇게 빚으로 투자를 했고 더 상승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식량대란이 발생하면서 물가는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1년 만에 거의 1프로에서 7~8프로까지 올라갔다.


마냥 상승을 기대했던 영끌투자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고금리를 버티기 힘들었던 투자자들은 시장에 물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도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매물은 넘쳐나도 사는 사람은 없다.

집값이 2년 사이에 40% 이상이 떨어졌다.

아무도 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엄청난 PF로 주택을 짓던 건설업체는 고금리 대출과 미분양이라는 악재로 인해 줄도산 뉴스가 나온다.

건설업체 도산은 돈을 빌려준 은행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서민 안정을 위해 대출 완화 카드를 발표했지만 실상은 서민이 아니라 기업을 살리기 위함이다.


이런 힘든 시기의 일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거봐 투자를 안 하기를 잘했네.

그때 투자를 했었어 봐. 지금 금리로 엄청 힘들었을 거야 하는 생각을 하는가?

금리가 낮아지면 그때 대출을 일으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지금은 투자를 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그런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는가?

지금 집값이 2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는데 빚을 내서 이자 내는 것이 나을지 아닌 면안 사는 것이 나을지 고민해 본 적이 없는가?


이자 내면서 버티기 아니면

이자 내는 것이 두려워 팔아버리는 것.


과연 당신은 지금의 힘든 시기에 어떤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가?

그럼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 사례는 내가 글을 쓸 때 단골로 사용하는 흑석동 빌라 이야기이다.

나도 과거 흑석동 빌라를 2011년도에 낙찰을 받았다. 돈이 없기에 지방 단위조합 농협에서 7.5프로 고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당시에 3채를 낙찰받고 4.5억을 대출을 했다. 지금 4.5억이면 작을 수 있지만 당시에 엄청난 금액이었다. 이자만 250여만씩 나가는 상황이다. 새벽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어떻게 이자를 감당하지. 매일매일이 힘든 나날이었다. 하지만 운 좋겠도(?) 다행히 빌라들을 월세로 세팅을 해서 130여만 원 정도를 매달 이자만 내면 됬다. 지금 이 정도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당시에 내 월급이 230여만 원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이자 비용이었다. 나도 평범한 다른 사람처럼 어떻게든지 빨리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장은 지금처럼 부동산이 침체기로 계속해서 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상화이었다.


결국 반강제적으로 버티기로 들어갔다. 2년이 지났다. 다행히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월세가 올라줬다. 그리고 서서히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월 이자가 100만 원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더 버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하나를 매도했고 대출을 어느 정도 갚고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다.(그때는 잘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2억에 팔았던 것이 13억까지 갔다.)

나머지 2개는 현재 보유 중이다.

지금은 재건축이 진행 중이면 이주가 거의 막바지여서 내년이면 착공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 4년이면 새 아파트가 생기게 된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내가 이 빌라에 이자를 얼마내었을까?

12년을 현재까지 보유했다.

150만 원 평균으로 따지면 약 이자로 1.6억여 원을 내지 않았을까

앞으로 신축의 아파트를 갖게 되는 4~5년 후면 시세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현재 인근 신축이 23억 정도 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 반포도 재건축을 하고 있는데 입주 시 예상 가격은 45억 이상은 충분하다. 그럼 이 시세는 얼마나 할까? 못해도 27억 이상은 되지 않을까?


돈 한 푼 없는 직장인이 빚으로 사서 허덕이면서 근근이 힘든 시기를 버틴 결과로 따지면 엄청난 결과가 아닐까?

직장인으로서 나의 미래는 깜깜한 칠흑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빚이라는 것을 이용해 내 인생의 빛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부동산도 보합 내지는 침체기이다.

설상가상으로 금리도 계속해서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은 힘든 시기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시기를 잘 버티면서 분명히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질 급하고 불안한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팔아버리고 빚을 청산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내려고 할 것이다.


빚은 칠흑 같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지금 같은  어둠 속에서는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짐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엄청난 희망과 빛이 될 수 있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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