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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Nov 03. 2023

포기하지마

포기하지 않는 것도 실력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횟수로는 15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는 투자를 사고팔다 보면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았지만 막상 투자를 해보니 내 의지 치대로 흘러가는 것은 전혀 없었다.

시세 대비 저렴하게 매입했다고 생각했는데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서 매입가보다 더 떨어진 적도 있었고 이런 일들이 빈번해지다 보니 내가 투자에 소질이 없나 스스로 자책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많았으나 한 번만 한 번만 더 해보자고 생각을 고쳐먹고 또다시 도전하다 보니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간다.


15년간 투자를 하면 굉장히 잘하시겠네요?

누군가 물어볼 수 있지만 막상 횟수로는 15년이지만 매년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열심히라기보다는 그때그때 버티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부동산 투자라는 것이 돈 많은  스마트한 사람이 대단한 전략을 세워놓고 흐름을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돈은 없지만 사고자 하는 욕망 하나로 버티면서 어떻게든지 물건을 사고 그 물건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보유한 아파트 밑에 층에서 누수가 되었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이런 전화를 받으면 솔직히 깜짝깜짝 놀란다.

민원 중에 가장 힘든 것이 누수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누수 된 물건 관련 사례를 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3년 전에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에 미분양 물건이라 반신반의했지만 이 지역도 슬슬 시세가 오를 것이라는 판단하에 매입을 했다. 매입하고 6개월이 지나지 않아 1억 정도 상승했다. 그리고 1여 년이 지났을 때 2억 정도 상승을 했다. 당시만 해도 투자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갑자기 침체기가 오면서 시세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시장에 매물은 쌓여갔고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형국이 되었다.

결국 시세는 매입가 대비 1억 정도 오른 상태에서 보합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에 나는 투 트랙으로 투자를 하였다.


개인은 장기 투자, 법인은 단기 투자


그래서 짧게 가져갈 물건으로 법인을 만들었고 법인에 입지가 안 좋은 물건들을 담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자라는 것이 항상 내 의지로 되지 않는다.

 법인 물건도 시장이 좋지 않아 반강제 장기투자로 묶이게 되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문죄인 정부에서 법인 주택의 소유에 대해  종부세 6% 때려버렸다.

매년 5~6천만 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부동산은 침체기, 역전세, 가혹한 세금!

갑자기 진퇴양난이 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어렵게 전세금을 올려 받은 돈으로 세금 납부를 하였고 겨우겨우 버틸 수가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전세가 만기가 되어 재계약 시간이 다 되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전세가가 2년 전 대비 몇천만 원이 떨어졌다.

이 거참, 나는 어렵게 어렵게 역전세를 메꿨다.

정말 시련의 연속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아파트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다.

밑에 층에서 물인 샌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위층 책임이라는 것이다.

나는 부랴부랴 누수 탐지 업체를 불렀다.

그리고 40여만 원을 들여서 누수를 잡게 된다.

이 정도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또다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전문 업체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황당해 했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상수 배관의 문제가 아니고 바닥 방수가 깨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밑에 층 주인으로부터 수시로 전화가 온다.

어떻게 하실 거냐며?

빨리 조치를 취해주셔 하지 않으면 본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 집 한 채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세는 떨어졌고, 세금은 늘었고, 역전세에, 누수는 발생하고..

설상가상으로 내가 보유한 다른 주택에서도 누수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또다시 받는다.

이놈의 누수들... 쩝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한가?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가?

그럴 바에야 편하게 직장 생활하는 것이 더 낳겠다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15년 동안 경험해오고 있다.

투자가 남들이 하면 쉬워 보여도 막상 본인이 투자를 해보면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 초보자들은 왜 이런 일이 나한테만 생기는 거야?

그리고 투자를 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하지 않아야지 하면서 쉽게 이런 물건을 매도해버린다.


물론 나도 초보 때는 그랬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이 투자이다.

시세가 떨어지고 세금이 늘어나고 누수가 발생하고 이 모든 과정이 투자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혹자는 부동산 투자가 대단히 멋있고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

부동산 투자도 허드렛일하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근근이 해결하고 버티면서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게임과도 비슷하다.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면 죽는 것이고 처음부터 해야 한다. 반대로 그 시기를 잘 버티면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고 그리고 넘어가면서 보너스도 생기는 그런 게임과 같은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어쩌면 계속되는 난관과 힘든 여정에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임인 것이다.

(참고로  새 아파트 누수는 하자 보수 서비스로 해당 시공사에 일임해서 처리했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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