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 Nov 29. 2023

호재 좋아하다 호구 된다#2

1편에 이어서...


당시에 투자를 잘 하는 선배들이 하는 말이 있다.


호재 좋아하다 호구 된다.

호재를 쫓지 말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나는 그 말이 무슨 말인 줄 몰랐지만 내가 호재를 쫓아 무리하게 투자를 한 이후에 새벽에 반강제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뒤로는 호재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호재보다는 역세권 주변으로 저평가 물건에 집중했다.

안정적이면서도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있는 물건들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물건들에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나 홀로 아파트, 대단지 저층 아파트, 1급지보다는 2급지 이런 물건들로 투자방향을 변경했다.

그렇게 세팅을 열심히 하던 찰나에 평소 팟빵을 즐겨듣고 있을 때 유명한 부동산 투자자라는 사람이 강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도 순식간에 마감이 되어서 나는 예비자로 겨우 신청을 할 수 있었다. 당시에 대부분이 30만 원대였다면 이 강사는 65만 원이었다. 거의 두 배에 가까웠다.

그래 어떤 강의인지 궁금해서 일단 돈을 지불하고 강의장에 들어갔다.


강의장은 굉장히 컸고 120여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강의실이었다.

강의 내용은 서울시내 메이저급 개발 호재 관련 내용이었고 호재 주변 아파트 물건에 대한 분석이었다.

서울시 2030 프로젝트와 재개발, 재건축을 총망라해서 강의를 해주었다.

내용은 재미있었다. 서울시내 호재를 6주에 걸쳐 엄청난 양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강의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호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만 막상 임장을 가보면 해당 현지인들은 이미 그 호재를 다 알고 있고 시세에 반영되어 있다.


즉 너무 비싸다. 투자로 매입하기에는 투자금도 많이 들어가고 비싸다는 것이다.

그런데 같이 듣고 있던 수업 동기들은 너무 좋아한다.

이런 호재를 알게 된 것에 대해 말이다.

수업을 듣고 해당 수업 물건지 임장을 가보았다.

역시나 나 같이 소액 투자하는 입장에서 접근은 불가능했다.

간간이 강남에 사는 몇몇 돈 많은 수강생들은 구미가 당길 수도 있었겠지만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친해진 돈 없는 동기들은 언감생심이었다.


사고는 싶지만 접근하기 힘든 즉 호재가 가격에 이미 반영된 물건들이다.

물론 향후 개발되면 더 가치가 상승하겠지만 돈 없는 직장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물건들이었다.

동기들은 수업이 알차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수강료 값을 한다고 했지만 글쎄 나는 이 수업을 통해 투자로 이어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발호재 관련해서 단순 지식으로 알게 된 것은 의미 있겠지만 소액 투자하는 내 관점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는 정보인 것이다. 오히려 이런 지식들은 마음만 싱숭생숭하게 하게 한다.

즉 지식의 저주에 빠질 수있는 시간이다.

수업을 들은 사람들은  너무 좋아라하지만 그것은 나만 모르는 호재를 강의를 통해서 알게 된 것 외에 어떤 가치도 없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평범하고 돈 없는 투자자에게는 그저 희망 고문 지식에  불과할 뿐이다.


당시에 사람들은 개발 호재와 서울 불장에 빠져 있을 때 나는 수도권 저평가 물건들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임장을 하고 다녔다.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리먼 사태 이후 줄 곳 일산과 함께 가격이 상승하지 못하고 보합을 유지하고 있었다.

현지 임장을 가보면 부동산 사장님들은 이곳은 절대 투자를 하면 안 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럴 만도 한 게 주변 도시들 즉 용인, 동탄, 평택이 몇 년 동안 과잉공급이 이루어지다 보니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수원은 사는 곳(Living)이 지 사는 도시(Buying)가 아니라는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나 또한 강남과 인접성이 떨어진 수원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실제로 투자를 하고 싶어도 신규 공급과잉으로 인해 전세가가 형편없다 보니 계속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지켜보고 지켜보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전세가가 서서히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 신규 공급이 끝나가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그 수업을 듣고 몇 주가 지난 상황에서 역세권으로 좋은 물건을 하나 발견했다.

25평 2.5억에 나왔다. RR 물건이다. 시세 대비 2천만 원이 저렴하게 나왔다.

전세는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았다. 2.2~3억 정도 한다는 것이다.

풀로 인테리어를 하면 얼마 정도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글쎄요. 요즘 전세 물건이 없어서 2.4억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사시게요? 요즘 거래 안되는 게 사셔도 팔기가 힘들 텐데.

부동산 사장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퇴근 후 바로 해당 부동산으로 갔다.

시간은 문 닫을 7시가 다 된 시간이다.

뭐가 그리 급한데 이 늦은 시간에...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 이 시기에 왜 이리 급하게 왔냐며 퇴근하려고 하는 부동산 사장님이 투덜대신다.

요즘 전세 분위기 어때요?

조금씩 오르고 있지요?

전세 매물도 없어.

오케이. 됐어.


to be continued...



가장 큰 호재는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고,

가장 큰 악재는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다.

많이 올랐을 때는 신중해지고,

많이 내렸다 싶으면 용감해지면 된다.

-붇옹산님 추천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작가의 이전글 호재 좋아하다 호구 된다_#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