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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Nov 30. 2023

호재 좋아하다 호구 된다#3

2편에 이어서..


나는 사실 이곳은 수원의 1급 지역보다 한 정거장 떨어진 지역이다.

같은 평형 때 가 2.8억이었고 내가 사려고 하는 물건은 2.5억이었다.

전세가는 비슷한 2.3억 정도 형성되어 있다.


만약 여러분 같으면 어떤 물건을 사겠는가?

나는 1급지보다는 2급지 물건을 매입했다.

즉 2급지 물건을 인테리어를 통해 2.4억에 전세를 세팅했다.

인테리어 비용, 취등록 세를 제외하고 1천만 원으로 매입을 하였다.


그럼 이런 물건을 한 채만 살까?

그렇지 않다. 그 인근 단지 물건들을 추가로 매수하게 된다.

나는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에게 이 지역을 추천해 주었다.

호재는 없다. 다만 저평가 되어 있고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니 임장을 가보라고 했다.

이 친구들은 평소 서울 호재만 관심 있게 생각했던 친구들이기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내가 투자했다는 말을 듣고 주말에 임장을 왔다.

그리고 한 친구는 내가 산 단지를 나와 같은 가격에 투자금도 동일하게 들어가게 매입을 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바로 옆 역 단지들을 매입했다.

그렇게 이들은 몇천만 원 가지고 다수의 아파트를 매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달이 흐른 후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나와 내 동기들은 몇 천만 원으로 다수의 호재 없는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었다.

이 친구들은 호재 부동산을 열심히 공부하고 정작 호재와 전혀 관련 없는 저평가 물건을 매입하게 된다.

아마도 이 친구들은 그 유명 강사의 알찬(?) 강의만 듣고 호재만 쫓다가 어떤 실전 투자도 해보지 못한 채 좋은 지식만 배운 거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경기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어 폭등했던 시세는 어느 정도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입했을 때보다는 1~2억씩 비싼 상태로 거래가 되고 있다.

몇 천만 원으로 몇 억을 벌었으니 이만한 수익을 찾기는 쉽지 않다.

호재는 상승기 때 탄력을 받는다.

즉 상승기 때는 호재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불이 나지 않으면 그 기름은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 그저 끈적끈적하게 붙어 있어서 오히려 거래가 안되게 하는 희망고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침체기 때 호재는 그 어떤 효력도 발휘되지 못하고 사그라드는 풍선으로 그저 낡은 주택에 불과 할 수 있다.

때는 GTX 발표가 나고 GTX 역이 세워지는 역 주변으로 아파트값이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할 때이다.

사람들은 뉴스를 보고 발표된 부동산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하루아침에 호가가 1억이 상승했다.

그래도 사려는 사람으로 넘쳐났다. 물건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도 뉴스를 보고 물건을 거둬들였고 사려는 사람들은 안달이 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인근 분위기를 알기 위해 임장을 갔다.

이 지역은 주거가 낙후된 지역이다. 주변 인프라도 없다. 평소 같으면 절대 살지 않을 곳이다.

하지만 GTX가 들어온다는 뉴스는 주변 부동산을 들썩이게 했고 매물은 순식간에 없어졌다.

인근 부동산에 들렀다.

사장님 물건 있어요?

없는데 하나 잘 하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물건이지요?

1층 물건이야

얼마인데요? 

3.6억

네? 25평이요? 그것도 1층이요?

이곳 시세를 잘 알고 있던 상황이라 갑자기 뉴스 보도 후 7~8천만 원이 오른 상황이었다.

이것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다른 물건은 이미 4억이 넘었어.

정말이요. 그럼 전세는 얼마인데요?

2.3억 정도 할걸. 1층이니까 조금 더 내려야 할 거야.

음 그러면 결국 1.3억이 있어야 하는데.


내 수중에 그런 큰돈은 없다.

나는 결국 포기를 하고 호재가 없는 다른 역에 물건을 보게 된다.

역세권 평이한 물건 매매가 3억, 전세가 2.7억

어떤 호재도 없다. 하지만 인근 상가와 학원가가 잘 갖추어져 있어 전세가는 계속해서 상승해 보일 것 같았고 더 이상 떨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이 물건을 매수했다.


호재보다는 역세권 평범한 물건으로 매입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고 부동산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열기가 뜨거워졌다.

GTX 호재가 있는 아파트가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한다.

4억, 5억, 6억 7억...

상승장에 오르는 그래프를 보면서 그래도 호재가 무섭기는 무섭구나

무리해서라도 샀어야 했나. 솔직히 절대 못 사는 투자금이었기는 했지만...

반면에 내 물건은 몇 천만 원 상승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뒤늦게 서서히 내 물건도 덩달아 상승하기 시작했다.

4억, 5억, 6억..

시간이 지나면서 호재보다는 부동산 흐름으로 함께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이 물건을 3천만 원으로 샀고 그 물건을 샀다면 1.3억이 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산 물건은 3천만 원 투자금에 3억이 상승했다.

그 호재가 있다는 물건은 1.3억을 투자금에 4억이 상승했다.

그러게 한참 더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찰나에

갑자기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물가 상승과 금리 폭등으로 인해  부동산이 얼어붙기 시작한다.

가격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결국 가격이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침체기가 오니까 호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히려 내가 매입한 물건이 재건축 단지로 지정되고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가 되었고 매매가가 더 오르기 시작한다.

아무 호재 없이 매입한 물건이 호재가 생기면서 더 오르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외에도 상승기 기름에 해당하는 호재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유야무야되는 경우를 나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호재는 분명 시세를 상승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호재가 그 실현되기까지는 내가 생각한 시간보다 훨씬 더 걸릴 수 있다.

단순히 뉴스 보도나 중개소 사장님의 말만 믿고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덜컥 매수를 하게 되면 그 인고의 시간은 그 호재가 실현되는 시기보다 몇 배는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는 호재를 추구하는 것보다 오히려 저평가되어 있는 물건을 찾는 게 훨씬 더 나의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었다.


다만 호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큰 호재는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고,

가장 큰 악재는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다.


많이 올랐을 때는 신중해지고,

많이 내렸다 싶으면 

용감해지면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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