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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Mar 10. 2020

드디어 루앙 대성당을 보았다.

두 번째 방문 끝에 루앙 대성당을 만나다.

한 달 전, 루앙 대성당을 보기 위해 우리 가족은 루앙으로 출발했다. 파리에서 차로 1시간 반 가량 운전하면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주요 도시 루앙에 도착한다. 루앙에 도착하는 순간, 신랑이 갑자기 몸이 안 좋다며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북부라 그런지 파리보다 기온도 낮고 해안과 가까워서인지 바람도 세찼다. 나도 옷을 생각보다 얇게 입고 왔고, 아이도 걱정이 되어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드디어 루앙 대성당 보기 위해 재도전을 했다.


루앙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루앙 대성당이다. 루앙 대성당은 클로드 모네의 연작으로도 유명하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 맨 위층은 인상주의 화가 그림들의 집합 공간이다. 그곳에는 모네의 작품들이 많이 있다. 모네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물체의 색깔과 그림자를 순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 모네 작품인 해돋이_인상을 통해 인상주의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게 되었고, 모네는 빛의 움직임에 따른 상에 맺히는 색깔의 순간을 포착하여 그림 그리는 인상주의 화가의 시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루앙에 와서 성당이 보이는 곳에 집을 얻어 수시로 변화하는 성당 정면의 색채와 질감과 그림자를 계속해서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 멋진 작품이 탄생하였고, 그 후 수련과 같은 거대한 작품도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 수련은 현재 오랑쥬리 미술관의 방 2개에 걸쳐 전시되어 있는 규모가 어마어마한 작품이다.

나는 루앙 대성당을 오랫동안 지그시 바라보면서, 그 당시 모네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그림 작업에 임했을까.. 잠시 그의 감정을 내게 이입해 보았다. 작가에게 적용시켜 보자면, 마치 대가의 글들을 이렇게도 따라 써보고, 저렇게도 변형해서 써보고, 같은 주제의 글을 다양한 표현 방식을 써가면서 글쓰기를 연습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도 이렇게도 연습해보고 저렇게도 기술을 적용시켜보고, 피아니스트도 이런 연주법으로 피아노를 쳐보고 저런 느낌으로 연주해보고.. 세상 모든 직업군에 다 적용이 되는 트레이닝 스킬을 모네는 이미 알고 있었으리라.


성당 내부는 매우 장엄했다. 내가 느낀 루앙 대성당의 느낌은 한마디로 장엄함 그 차체였다. 코로나 때문인지 사람들도 거의 없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듯했다. 루앙 대성당 하면 떠오르는 두 번째는 노트르담의 꼽추이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노트르담의 꼽추.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촬영지가 파리의 노트르담이 아니라 루앙 대성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파리다. 1997년 제작된 노트르담의 꼽추 영화를 이전에 유튜브로 보았는데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영화를 촬영한 장소가 부다페스트, 프라하, 그리고 루앙이라고 나와있었다. 그래서 루앙이란 곳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성당 위쪽을 바라보면서 쿼시 모토가 위층에서 고개를 내밀고 마치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었다. 요즘 코로나로 세상이 어지럽기 때문에 잠깐 앉아서 기도를 하였다. 빨리 안정이 되기를 바라면서... 성당 안에 아시아인은 우리 가족뿐이었고 사람들이 우리를 조금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루앙이라는 도시의 건축 양식은 알자스 식이었다. 알자스 지방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곳 집들은 대게 목조 건물에 격자의 페인트 칠을 한 모습이다. 나는 마치 알자스 지방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알자스와 노르망디 지역은 각각 동쪽과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건축 양식이 비슷한 걸까 의문이 들었다.

잔다르크가 사형당한 도시로도 유명한 루앙에는 잔다르크 성당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사람들 많은 곳은 피해야 했기에 잔다르크 성당은 보지 않았다. 루앙에는 잔다르크 뮤지엄도 있고 잔다르크에 관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루앙을 뒤로한 채 파리로 서둘러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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