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빕 그루망

프렌치 레스토랑 Saperlipopette

by 모니카

퓌토를 지나갈 때 마다 Saperlipopette 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지나갔다. 퓌토는 우리가 사는 동네 뇌이쉬르센 옆 동네인데 우리 동네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탈리아 또는 그리스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건물 모양도 다르다. 라데팡스를 갈 때 주로 걸어가는데 이 동네를 지나가야 한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3년 연속 미슐랭 빕 그루망(Bib Gourmand)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스타는 무엇이고, 빕 구르망은 무엇이며, 더 플레이트(The Plate)는 무엇인가? 식당을 지나다니다 보면 빨간색 네모난 바탕에 미슐랭이라는 글자가 있는 경우가 있다. 네모 상단에는 미슐랭 로고인 통통하고 귀여운 빕이라는 애칭을 가진 미슐랭 맨이 혀를 낼름 거리고 있다. 분명 1스타, 2스타, 3스타는 아닌데 식당에 붙어 있다. 스타와는 무슨 차이일까?


미슐랭 가이드는 1900년부터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에서 발행한 일련의 가이드 북이다. 미슐랭은 도시, 지역 및 국가에 대한 일련의 일반 가이드인 그린 가이드(Green Guides)를 발행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미슐랭 스타 식당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미슐랭에 대해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다시 한번 설명해보자면, 자동차 타이어 제조업체의 에두아르(Edouard)와 앙드레 미슐랭(André Michelin) 형제는 프랑스 운전자들을 위한 가이드인 미슐랭 가이드를 발행했다. 이 최초의 무료 안내서가 35,000부나 배포됐다. 지도, 타이어 수리점, 자동차 정비소 목록, 호텔 등의 정보를 제공하다가 이후 레스토랑 등 식당 정보를 제공했다.


레스토랑 섹션의 인기가 높아짐에 형제는 익명으로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리뷰할 조사 팀을 모집했다. 1926년에 고급 식당에 별을 수여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별 하나만 수여했으나 1931년 0,1,2,3개의 별 계층을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1936년, 별 1개는 같은 범주 안에서 매우 괜찮은 요리(Une très bonne table dans sa catégorie). 별 2개는 먹으러 찾아갈 만큼 훌륭한 요리(Table Excellence, mérite un détour). 별 3개는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 만큼 가치있는 최고의 요리(Un des meilleures tables, vaut le voyage)라는 별표 순위 기준을 발표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는 스타 정도는 아니지만 음식의 질과 그 외 분위기 등에서 괜찮다고 평가되는 식당에게 그 아랫 등급을 준다. 그것이 바로 빕 구르망과 더 플레이트가 되겠다. 빕 구르망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적당한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일컫는다. 스타 레스토랑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그 보다는 조금 낮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괜찮은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빕 구르망의 취지다. 1955년부터 시작된 빕 구르방은 지역 경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 최대값 이하의 가격으로 메뉴 항목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빕은 비벤덤(Bibendum)의 약자로 1세기 넘는 기업 로고인 미슐랭 맨의 애칭이다. 미슐랭(미쉐린)은 타이어 회사 이름이다. 더 플레이트는 2016년에 시작된 '단순히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추가된 등급이다.


8월 1일, 아이는 드디어 방학 학교에 갈 수 있게 됐고, 아이를 보내고 우리 부부는 여유있게 퓌토를 걸어갔다. 한달 동안 24시간 아이와 붙어 있다가 아이가 없으니 이 시간이 어색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기분좋게 식당을 들어섰다. 야외 테라스에는 이미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실내에 앉을 것인지 실외에 앉을 것이지 고민하다 테라스에 앉기로 했다. 옆에는 회전목마가 있는데 이전에 우진이가 이곳에서 회전 목마를 탔었다. 야외 테라스에는 모형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화장실도 매우 깨끗하며, 화장실 안에 소파가 있었다. 화장실 안에서 쉬어라는 얘기인가?


실내는 전반적으로 검정색 인테리어이다. 한 켠에는 바(Bar)인데 저녁에는 술집 분위기를 내는 세련된 스타일이다. 젊은 감각으로 식당 점원들도 젊은 느낌이다. 입구에는 미슐랭 빕 구르망 표시가 붙어있다. 총괄셰프인 질베르 벙우다(Gilbert Benhouda)의 경력은 예사롭지 않다. 호텔 플라자 아테네(Hôtel Plaza Athénée)에서 5년 정도 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후 다른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았다.


화장실이 깨끗하다. 야외 테라스에 있는 모형 자동차. 미슐랭 가이드 빕 구르망 식당임을 나타낸다. 출처: 모니카 박


단품은 The Fork 라는 앱을 통해 예약하면 30%할인해준다. 점심 세트 메뉴는 할인이 안된다. 점심 세트 메뉴는 39.99유로이며, 단품은 28유로 정도이다. 가장 먼저 아뮤즈부쉬가 나왔다. 아뮤즈부쉬(Amuse-bouche)는 글자 그대로 입을 즐겁게 한다는 뜻이다. 아뮤즈는 즐겁게하다, 부쉬는 입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아뮤즈부쉬는 한 입 크기로 준비한 요리로 식사 전 차갑게 먹거나, 식전주를 마실 때 같이 먹는다. 오이를 갈아서 바닐라 크림 및 식초와 섞은 것인데 매우 상큼했다. 오이향이 강하게 전해졌다. 전식으로 부라타 치즈를 중심으로 식초를 곁들인 방울 토마토가 함께 나왔다. 루꼴라 사이펀은 연두색으로 거품이 톡쏘는 맛과 함께 상큼했다. 부리타 치즈에는 굵은 소금을 뿌렸는데 치즈와 잘 어울렸다.



오이향 가득한 아뮤스부쉬. 전식으로 나온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디스플레이 된 우체통이 귀엽다. 출처: 모니카


본식으로 신랑이 주문한 돼지고기 요리가 나왔다. 삼겹살을 통째로 내왔고 밑에는 통감자 조림과 무화과 같은 것이 함께 곁들여져 나왔다. 소스가 독특했다. 고기도 부드러웠다. 내가 주문한 생선 요리는 콜리플라워 무슬린을 바탕으로 생선이 구워져나왔다. 레드 와인을 소스로 곁들였다. 너트와 시금치가 곁들여져 있었다. 같이 나온 바게트 빵도 일반적인 바게트가 아닌 독특한 맛을 내는 고소한 빵이었다.


본식 돼지고기와 생선 요리. 곁들여 나온 고소하고 부드러운 빵. 출처: 모니카


디저트가 압권이었다. La Sphere라는 이 식당의 시그니처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공모양의 둥근 초콜렛이 접시에 담겨져 나오더니, 웨이터가 뜨거운 초콜렛을 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둥근 초콜렛 공이 녹아서 무너져내렸다. 수제 쿠케도 함께 곁들여져 나왔다. 디저트를 사랑하는 국민들 답게 디저트의 단맛하나는 제대로였다. 담에 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지는 서비스가 그렇게 좋지 않는 편이다. 음식 맛이 좋던 좋지 않던 루브르, 오르세, 노틀담, 에펠탑 등 주요 관광지 주변에 있는 식당들은 알아서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음식 퀄리티며 서비스에 신경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온다. 하지만 이런 동네 식당은 맛과 서비스 등이 철저히 기본 바탕이 되어야 동네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음식 퀄리티와 서비스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트로카데로에는 carette 라는 이름의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다. 한국에서는 김구라씨와 설민석씨가 함께 파리 역사적인 곳을 방문하며 파리를 소개하는 방송이었는데, 이 트로카데로에 있는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식사하는 모습이 그대로 촬영이 되었는데, 그 후로 한국 사람들도 찾아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유명한 곳인지 늘 사람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이곳에 3번 정도 갔는데 갈때마다 사람들은 많았고 친절하다는 인상을 못받았다. 되려 불쾌한 적도 있었다. 주문한 음식과 다른 것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잘못 나온것에 대해 한 마디 없이 원래 주문한 음식 그래도 하실래요라는 물음만 왔다. 자존심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이외에도 씨엘드파리(Ciel de Paris)라는 몽파르나스 타워 맨 윗층에 자리잡은 식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에펠탑이 한눈에 펼쳐지기 때문에 에펠뷰를 보기 좋은 곳이라 유명하다. 미리 예약을 했는데 가니까 자리가 없다고 문전박대 당한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버젓이 자리가 있는데도 그렇게 대했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식당에 가면 손님이 왕이 아니라 식당측이 왕이요 갑이다. 우리 식당이 좋아서 제발로 찾아왔으니 자기들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친절,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아시아인이라는 인종차별적 요소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돈 쓰고 기분 나쁜 상황이 연출된다. 돈 쓰고도 기분이 아주 나쁘다. 이런 적이 꽤 있었다. 그래서 식당에 갈때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퓌토에 있는 이 식당은 웨이터가 아주 친절했다. 간간히 식사가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궁금한 점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예상 외의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식사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고, 이곳을 나오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다른 요리를 또 맛보려고 다음 주 예약을 했다.


디저트 초콜렛. 보는 맛이 먹는 맛보다 즐거웠다. 눈과 입이 즐거운 디저트 쇼. 출처: 모니카


8월 18일 점심을 먹으러 재방문했다. 전채로 sardine이라는 정어리 요리, 본채로 닭고기 요리와 대구 요리를 먹었다. 확실히 프랑스는 프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리고 거품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대구 요리에 거품이 가득했다. 미슐랭 레스토랑에 가도 이런 거품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구 요리에 애호박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다소 짰다. 이번에는 실내에 앉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오늘은 내가 아침부터 아이가 남긴 빵과 과일을 먹어서 배가 더부룩한 상태로 식당을 찾았기 때문에 그렇게 맛있게 잘 먹지를 못했다. 너무 배가 불러서 근처 라데팡스까지 산책을 했고, 오샹에 들러서 아이 학용품을 샀다.


sardine, 닭고기 요리, 대구 요리. 출처: 모니카


[식당 정보]

Saperlipopette

주소: 24 Rue Mars et Roty, 92800 Puteaux

홈페이지: saperlipopette1.fr

전화번호: 01 41 37 00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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