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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Aug 14. 2021

Just walk beside me

파리 2구에 있는 Galerie Vivienne.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안에 들어가서 각종 샵을 구경한 적이 있다.

우연하게 발견한 아름다운 어느 서점 앞에 발이 멈췄다.

오래된 듯... 고서적이 많았고 엽서도 많이 있었다.

이쁘고 특이한 엽서가 많아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어느 한 엽서에서 내 두 눈은 멈췄다.

한동안 그 엽서를 조용히 응시하며 상념에 빠졌다.



내 뒤에서 걷지 마세요. 내가 당신을 이끌어 줄 수 없을지도 모르니...
내 앞에서 걷지 마세요. 내가 당신을 따라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냥 내 옆에서 걸어요, 내 친구가 되어줘요.
알베르 카뮈



담배를 물고 있는 카뮈... 간지 폭발이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그가 지금 나에게 말하고 있는것 같다.


나의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내가 감히 아이를 앞에서 이끌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는 방향이 잘못된 방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앞에서 아무리 이끈다고 해도 아이는 내 뜻대로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아이 곁에서 함께 걸어가고, 그렇게 친구같은 존재로 남고 싶다.


부모와 자식 관계가 그렇하다.

부모라고 앞에서 아이를 이끌수도 없고, 뒤에서 따라갈 수도 없다.

그저 아이 곁에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아이의 보폭을 잘 살피면서

우리는 묵묵히 함께 발을 맞춰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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