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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심리사 김종운 Feb 14. 2022

불교의 명상법 – 수식관 數息觀

How to Help my Heart 


간단하게 일반인이 체험적으로(?) 시도해볼만한 호흡명상 기법을 소개합니다. 바로 수식관(數息觀)이죠. 선가(禪家)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명상의 한 종류이며, 마치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분들도 많이 하시는 명상 기법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숨을 쉬면서 수를 세는 것이죠. 들이쉴 때 수를 세도 좋고, 내쉴 때 수를 세어도 좋습니다. 굳이 구분을 짓는다면, 집중과 단련을 위해서는 들이쉴 때 수를 세고, 이완과 충전을 위해서는 내쉴 때 수를 세는 게 좋다 정도가 되겠네요.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별 차이는 없으니, 편한대로 하세요. 


선가(禪家)에서 처음 가르칠 때는 보통 호흡 2백 번 정도로 시작해볼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일반인이 해보면 솔직히 2백번은 커녕 1백번도 만만치 않습니다. 처음 시도하시는 분들은 30~50번 정도로 해보세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걸 30~50번까지 세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념해야할 사항이 몇가지 있습니다. 


호흡을 세는데 계속 주의를 기울이세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집중(Concentration)이 아니라 주의(Attention)을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무슨 소리가 나거나 혹은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고 들리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의식의 일부를 계속 호흡에 두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고 있으면 됩니다. 하다보면 수를 세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혹은 깜박 졸음이 올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호흡을 바라보되 호흡의 움직임에 개입하지 마십시오. 


처음 수식관을 시작하고 호흡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호흡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호흡 수련에서는 가능한 한 느리게 혹은 규칙적으로 조절할 것을 권하죠. 그러나 수식관에서는 호흡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거 의외로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됩니다. 말은 쉽지만 죽어라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잘 되는 사람은 금방 성공하기도 하지만, 안 되는 사람은 정말 몇 달을 연습해야 합니다.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1. 처음 하시는 분들은 30~50회로 시도해보십시오. 

2. 시작하면 끝까지 호흡에 주의(Attention)를 기울이십시오. 

3. 호흡의 들락거림에 개입하지 마시고 그냥 바라보십시오. 


3번은 특히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니 잘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꾸준히 의도를 가지고 반복해서 시도하십시오. 이 수련은 관조와 탈중심화(Decentering)의 개념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만일 어느 정도 반복 연습을 해서 나름 어느 정도 능숙해졌다고 판단이 되면, 그 사람 다음은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향해 동일한 시도를 해보십시오. 매우 재미있는 발견들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해봐서 손해될 것은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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