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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고양이처럼

How to Help my Heart

by 상담심리사 김종운

내 마음의 집안에 고양이 한 마리가 삽니다.

잡고 싶어도 잡히지 않고

어디 있나 찾으려 하면 순식간에 숨어버리는

도통 말을 듣지 않는 고양이입니다.


가끔 내 침대 위에 오줌을 싸고

소중한 책을 발기발기 찢어놓습니다.


스위치를 내려 집안을 어둡게 하고

수돗물을 틀어 온통 물바다를 만들기도 합니다.


화가 납니다.

고양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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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내 다리에 몸을 비비며 그르렁댑니다.

너무 힘들고 감당이 안 되지만

또한 이 고양이를 마음 안에 받아들여야 함을 느낍니다.


가끔은 이 고양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냥 집을 뛰쳐나가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다 이유가 있음을 압니다.

내가 고양이를 못 본 척했기에

혹은 없는 듯 무시했기에

고양이는 더욱 날뛰고 소리를 질러댔다는 것을 말이죠.


이제는 조금씩

고양이와 친해져 보도록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내가 고양이를 찾아 집구석을 뒤지지 않고

고양이가 자연스레 내 앞에 나타나게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고양이와 화해가 되면

이 집 또한 조금은 더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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