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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 번, 마음을 집으로 데려오라: 티벳 속담

by 정영기

# 산만한 마음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합니다. 스마트폰 알림 하나에도 주의는 쉽게 흩어지고, 정작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곤 합니다. 티벳 불교는 이런 산란한 마음을 ‘길 잃은 아이’나 ‘성난 원숭이’에 비유합니다. 불안·스트레스·무기력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 ‘집 나간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마음이 현재를 비우고 과거와 미래를 헤맬 때, 삶의 에너지는 빠르게 고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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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집으로 데려오라


“하루에 세 번, 마음을 집으로 데려오라(Three times a day, bring your mind home)”는 이 산만함을 다스리는 티벳의 유명한 속담입니다. 하루에 최소 세 번, 의도적으로 주의를 ‘집’으로 돌리라는 뜻입니다. 아침·점심·저녁 식사처럼 마음도 정기적으로 챙겨 ‘귀가’시키라는 실용적 권유이죠. 명상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흩어진 마음을 다정하게 데려오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 마음의 집


그렇다면 마음의 ‘집’은 어디일까요? 그곳은 물리적 장소가 아닙니다. ‘집’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삶이 실제로 펼쳐지는 유일한 자리죠. 이 ‘집’으로 돌아오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두는 것입니다. 호흡은 언제나 ‘현재’에만 존재합니다. 또한 ‘집’은 내 몸의 감각—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느낌—이 될 수도 있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순수한 의식 자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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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차림


마음을 집으로 데려오는 구체적 행위가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마음이 방황함을 부드럽게 알아차리고, 탓하지 않은 채 다시 ‘집’(지금-여기, 혹은 호흡)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입니다. 이 속담의 핵심은 “딴생각하지 마!”라고 다그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 마음이 또 잠시 나갔네? 괜찮아, 이제 돌아오자”라고 길 잃은 아이를 대하듯 친절하게 초대하는 과정입니다.


# 1분 명상


이 지혜를 거창하게 실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장 하루 세 번, 스마트폰 알람을 ‘마음 챙김 종’으로 맞춰보세요. (예: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6시) 알람이 울리면 하던 일을 1분만 멈추고, 잠시 눈을 감거나 시선을 한 곳에 둡니다. 그리고 딱 세 번만, 숨이 드나드는 흐름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이 짧은 ‘1분 명상’ 혹은 ‘마음 귀가’가 흩어진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디지털 과부하에 걸린 뇌를 쉬게 하는 최고의 ‘일시정지’ 버튼이 되어줄 것입니다.


# 마지막에 정리하면: “하루에 세 번, 마음을 집으로 데려오라”는 속담은 우리에게 현재라는 안식처로 돌아오는 연습을 꾸준히 하라고 권합니다. 마음이 방황할 때마다 자책하지 말고, 그저 지금 이 순간의 호흡과 감각으로 돌아오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그 1분의 ‘멈춤’이 모여 하루의 평온함과 집중력을 되찾아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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