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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경력보다 중요한 태도의 차이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 2

by 마케터 밍구

생각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당신을 만든다.


어느 날 나의 상사와 같은 차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이었다.

표현을 잘 안 하시고 무뚝뚝한 그분과의 조용한 시간은 나로 하여금 더욱 운전에 집중하게 했지만, 참으로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상사이기에 '아! 이때다!' 싶어서 마음속에 항상 나 자신에게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제 업무 방식을 보셨을 때, 제가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무엇을 채워야 할까요?"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살짝 미소를 머금고 답했다.


"그런 질문을 하고, 항상 채워가려는 모습이 지속되면 그걸로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거예요. 내가 본 당신의 최대 장점은 그것입니다."


내심 뿌듯했지만, 간지러운 부분은 해결되지 않았기에 순간적으로 한 가지 더 덧붙였다.


"수많은 대기업과, 수많은 직장 상사, 그리고 팀원들을 겪어보시고 잘하는 사람이 가지는 특징이 있나요?"


어느 순간 내가 마치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유재석 님이 된 것 마냥 그의 인생을 인터뷰하고 있었다. 이번 질문에는 그분이 찰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출신 대학, 전 직장, 커리어 패스를 어떤 비단길로 지나왔든지, 경력이 10년이 넘었든지 겸손한 태도로 언제나 배우려고 하는 태도가 제일 중요해요. 이제 학력과 경력은 의미 없는 시대가 오고 있어요. 아니 이미 왔어요."


화려한 경력과 수많은 성공 이력, 그리고 학벌까지 뛰어난 그분에 입을 통해 들은 말이라 누구에게는 '기만인가..?'라고 느낄 수도 있으나 나는 그의 인생에 대한 태도와, 업무에 임하는 자세, 동료와 팀원을 대하는 겸손을 알기에 그 말이 뼛속 깊이 각인되었다.




경력 한 줄보다 더 대단한 것


지난 글에서 '진짜 어른'은 말로만 떠드는 겸손이 아니라 인생에서 느껴지는 진짜 겸손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했다. 당신의 인생에서 어떤 챕터에서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당신만의 어른은 13살짜리 소년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오랜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내 회사의 인턴 직원이 될 수도 있다.


배움은 꼭 멋들어진 말과, 세계적인 권위자와, 100살 노인의 인생 회고를 통해서만 나오지 않는다. 가령, 당신이 내일 아침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서 등교하는 중학생을 만나더라도 그 소년의 밝은 미소와 웃음 섞인 인사에 당신이 잊고 있던 혹은 경험하지 못한 인생에 대한 낙천적인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당신이 어제 마주친 모든 사람과 오늘 당신을 화가 나게 했던 회사 상사와 내일 경험할지도 모르는 찰나의 순간에도 당신이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고 어떤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인생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어떤 일을 겪든, 누굴 만나든, 혹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어떤 불쾌한 경험을 했든지 간에 그 작은 경험에서 당신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누구에게 그런 적이 없는지, 다시금 생각하고 겪고 반성하고 성찰해 보길. 생각이 습관이 되면 그 습관은 당신을 만든다.


가만히 겪고 떠나보내는 시간은 절대 당신 마음에 쌓이지 않기에 내공이 되지 않는다. 그저 당신 뇌 속에 자리 잡아 '결핍'을 채워주는 흔하디 흔한 이력 한 줄에 불과하다.


지식은 수 천권의 책을 읽는다고 얻어지지 않고, 경험은 그냥 겪는다고 자산이 되지 않으며, 실패를 겪는다고 반드시 내공이 되지 않는다.



당신과 나에게


오늘도 역시나 한없이 부족하여 당신을 열받게 한 직장 상사,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의 팀원,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당신의 동료 때문에 힘들었다면 꼭 명심하길. 나 자신 또한 결코 완벽하지 않고, 누군가에겐 나 또한 똑같은 빌런이라는 것을.


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당신이 되고 싶다면 끊임 없이 겸손하고, 그 깊이가 보이지 않을 만큼 자세를 낮추고 마주치는 모든 이들과 겪는 모든 경험을 당신만의 재산으로 쌓길 바란다.


오늘도 한없이 부족했던 당신과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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